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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파국 막으려면
2003-10-31
[자료집]'자유의 의미를 찾아서' 정책토론회.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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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파국 막으려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낮은 2.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기업체의 유형자산은 총 263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1.7% 감소했다. 기업체의 유형자산이 전년에 비해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67년 이후 45년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유형자산의 감소는 감가상각을 보전할 정도의 투자조차 이루어지지 않아 순투자가 마이너스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국부(國富)가 감소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반면 경상수지는 5개월째 연속 흑자이고 전자-반도체 수출의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수출 규모를 기록했으며, 서비스 수지 적자는 감소하였다. 현재의 경기 상태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이같은 수출 강세에 따라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한 99.2%로서 올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낮아지면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경제의 회복 국면 진입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지만, 그간의 어두운 경제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사실은 다소 희망적인 소식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치자금에 관한 여야의 끊임없는 공방은 국민의 실망과 함께 정치 불신을 유발하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이래 굿모닝시티 로비사건으로부터 정치-대선 자금에 관한 스캔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고질적인 정경유착 문제가 여전히 꼬리를 물고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정치자금 비리는 여야간 정치 공방으로 비화되어 국정 전반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부정-부패 관행은 깨끗한 정치가 아직도 요원함을 보여준다.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하여 100억원대의 출처와 세탁 경로가 밝혀지면서 돈 안 드는 선거문화 정착이 긴요함을 절감하게 된다. 어디까지가 정치자금이고 대가성 청탁 뇌물인지 명확히 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형식적인 정치자금법과 선거법을 개정하여 혁신적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자금 내역이 상세하게 파악되도록 수입과 지출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형식적인 법조항보다는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정치자금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확고히 실행해야만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을 수 있다. 선진국처럼 선거운동을 무급화하고 지구당을 폐지함으로써 정당의 불필요한 자금 지출을 줄여야 한다. 어느 정당을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불법 정치자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이 정말 안타깝다. 어제 오늘 있었던 추문이 아니고 문제가 터질 때마다 정치개혁을 다짐했지만, 시정되지 않은 현실이어서 더욱 답답하다. 부패 정치인에 대한 엄격한 단죄와 아울러 정치자금의 투명 회계는 향후 국가 발전과 효율적 국정 운영을 위하여 선결되어야 할 과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얼마 전 노동자들의 잇따른 자살과 분신을 계기로 노동계의 원성은 높아가고 노사갈등의 골은 깊어만 가는 듯하다. 우리에게는 소모적인 정치 공방보다 개선해야 할 많은 경제-사회 문제들이 산적해 있으며, 이를 해결하고 발전적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정 안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희망적인 청사진의 제시보다 제도의 정착과 밝은 미래의 실현 의지가 더 중요함을 자각해야 한다. 이번 불법 정치자금 모금에 관한 진상 규명과 단죄로써 원칙, 소신, 믿음이 통하는 건전한 사회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정치권과 기업 모두 깊이 반성하고 같은 잘못을 또 다시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본인에게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曺夏鉉 (연세대 경제학 교수) 출처 - 세계일보 2003. 10. 31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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