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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병,경기침체에 돌파구 될것
	200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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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경기침체에 돌파구 될것 정부는 마침내 이라크에 전투병을 추가 파병하기로 결정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고심 끝에 국익을 위해서 내린 결단이다. 이로써 그동안 찬반으로 나뉘었던 국론이 통합되고 경제에 미치는 불확실성도 해소되기 바란다. 그뿐 아니라 참여정부 이후 극심한 갈등과 분열 속에 대립해온 여러 가지 현안도 해소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투병의 해외 파병을 단순한 경제적 득실만 따져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특히 북핵 문제 등 우리의 외교·안보 문제가 더욱 중요함은 물론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라크 파병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문제이며 그에 따르는 직·간접적인 경제 득실도 적지 않다.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파병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우리 기업의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 유전 개발 참여, 및 수출 증대 가능성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우선, 12억달러가 넘는 현대건설 등의 이라크 건설공사 미수금의 회수 전망도 밝아질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 등 선진국의 건설업계 및 석유 메이저들과 건설 프로젝트 및 유전 개발에 공동 진출을 모색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대 이라크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또, 안정적 원유 공급이 확보되는 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경제적 이득은 한국이 이라크의 평화 유지 및 안정에 기여하지 못할 경우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파병시에 얻을 수 있는 경제적 득실에 못지 않게 파병을 하지 않을 경우 한국의 정치·경제·안보에 미칠 불이익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최근에 심한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데에도 한국 경제는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대를 넘지 못하고 내년에도 별로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소비와 기업 투자, 그리고 외국인 투자도 모두 저조하다. 과도한 가계 부채, 신용카드 부실화 등으로 소비가 조만간 회복될 것 같지 않다. 앞으로 실업 문제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기업 투자 및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고 오히려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그만큼 우리의 투자 환경이 열악하고 북핵 문제 등 불안 요인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경기 침체는 단순한 경기 순환적 국면이라기보다 구조적인 문제라고 본다. 외국인 투자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 한국 경제의 모든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성적표라고 하겠다. 이러한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는 없을까. 우리는 과거에도 경제 위기의 돌파구를 여러 번 해외에서 찾았다. 60년대 후반 베트남전쟁, 70년대 오일파동 이후 중동 진출, 90년대 이후 걸프전 등에 따른 해외 진출 및 특수가 그것이다. 그 밖에도 한국은 유엔 가입 이후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여러 차례 세계 분쟁 지역에서 평화 유지 내지 전투 활동에 참여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과 역할을 높이기 위해서 국제 협력과 참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국제사회에서 무임승차는 용납되지 않으며 스스로 고립을 초래할 뿐이다. 수출과 외국인투자 등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고립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이라크 파병뿐 아니라 비용 분담과 재건 분담금 등 대외 원조 및 국제 협력도 요구된다. 이번 이라크에 대한 추가 파병 결정이 대미 관계 개선과 북핵 위험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개선할 것이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지분은 40%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미 관계 개선은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안정시키고 투자 유치 및 차입 여건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개선은 어려움에 처한 우리 경제의 회복에 기여할 것이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한국이 파병 요구를 거절하면 한·미 공조가 흔들리고 북핵 문제 등 지정학적 위험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한다. 이렇게 볼 때 파병을 통해 한국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익은 한·미 공조를 강화하고 국가위험도를 낮추는 것이다. 반면에, 파병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 외국인 투자가 더욱 줄고 국제 금융시장의 차입이 어려워진다. 주한 미군 재배치 문제도 어렵게 될 수 있고,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 이번에 정부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만큼 명분과 실리 면에서 이라크 파병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정부는 국론을 통일하고 민간 기업의 이라크 복구 사업 참여에 정부 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강화해야 하겠다.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 출처 - 문화일보 2003. 10. 21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