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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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몰 경제' 선장이 없다
	2003-10-08
	[자료집]고교확점제의 실제와 허상.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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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경제' 선장이 없다 우리 경제가 거센 풍랑 속에 난파의 위기를 맞고 있다. 경제의 양대 동력인 소비와 투자가 실종 상태이다. 여기에 경제의 최후 버팀목인 수출도 급격한 원화절상으로 비상사태에 접어들었다. 이미 배가 물 속으로 기울어 국민들의 고통이 보통 큰 것이 아니다. 청년실업, 장년실업, 신용불량 등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더욱이 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줘야 하는 기업들은 너도나도 문을 닫고 해외탈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경제동력을 되찾아야 할 정부의 정책조정 기능이 마비상태이다. 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은 부총리에 있다. 그러나 경제부총리는 무기력상태에서 정책혼선의 원인만 제공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혼선은 법인세 인하에서 시작되었다. 참여정부 출범 직후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법인세율을 동남아 경쟁국 수준 이하로 낮추어 기업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곧이어 청와대가 법인세 인하는 재정구조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검토해야 한다고 밝혀 제동을 걸었다. 이어 정부는 기업들의 비상한 관심사인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재정경제부는 투자 활성화를 위해 완화를 제시한 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종일관 강화를 주장했다. 더 나아가 정부는 지하철 등 주요사업장의 파업을 놓고 충돌을 빚었다. 건설교통부는 대법원의 판례를 들며 실정법상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강경한 대응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동부는 반드시 불법으로 보지 않는 견해도 있다고 밝혀 노조의 입지를 보호하는 입장을 취했다. 이와 같이 주요 기업정책과 노동정책에서 충돌과 혼선을 빚자 정부정책의 신뢰도는 급격히 하락하고 불신풍조가 확산되었다. 심지어 서울 강남지역의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가 나올 때마다 거꾸로 가격이 폭등하는 사태가 나타나기도 했다. 앞으로 우리 경제는 어떻게 운영해야 하나. 우선 경제부처의 조직과 기능을 재편하여 부총리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 현재 경제정책부서는 중구난방식이다. 청와대에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신행정수도건설추진기획단 등 경제정책 관련기구가 7개나 된다. 여기에 산업자원부, 건설교통부, 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따로따로이다. 이런 구조로는 누가 경제부총리를 하든 배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경제부총리가 대통령과 직접 경제정책을 조율하는 체제를 갖추고 각 경제부처들은 경제부총리의 총괄하에 두는 효율적 구조를 갖춰야 한다. 이와 더불어 인적 구성을 바꾸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획기적인 정책을 과감하게 펴는 경제팀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향후 정책을 수립하고 펴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정부가 확실한 중심을 잡고 개혁과 성장동력 회복이라는 양면작전을 효과적으로 펴야 한다는 것이다. 개혁은 경제가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수술작업이다. 정경유착, 부정부패, 분식회계, 주가조작 등 구조적 문제를 고치지 않고 경제가 건전한 발전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편 성장동력의 회복은 우리 경제의 생존수단을 찾는다는 차원에서 절대적 과제이다. 정부는 동북아중심경제건설을 목표로 물류, 금융, 첨단산업의 발전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논의만 무성할 뿐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한시바삐 내놔야 한다. 더욱 절실한 것은 기업 하기 좋은 여건을 만드는 것이다. 기업 하기 좋은 나라의 핵심조건은 규제, 노사, 조세 문제로부터 해방이다. 우리나라는 규제가 첩첩이 쌓여 기업을 살리기는커녕 숨을 막고 있다. 고용구조가 극도로 불안하고 노사간 불신과 대결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세금 종류는 준조세까지 합쳐 세기조차 어렵고 세무조사에 걸리면 살아남기 어렵다. 정부, 기업, 국민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모아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국가 개조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 교수) 출처 - 세계일보 2003. 10. 8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