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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의 탈출구
2003-10-08
[자료집]ESG 거품론.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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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의 탈출구 산·학·관 협력이 열쇠 … 대학교육에 기업 참여해야 IMF사태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감원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더욱이 기업들의 80%가 불투명한 경기전망 때문에 4분기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자르기만 하고 뽑지는 않는 최악의 실업사태가 가중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공무원 채용을 내년 4000명 증원, 모두 13만명의 청년에게 일자리와 연수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 같은 방안은 단기적인 처방일 뿐이다. 구조조정과 청년실업의 장기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를 찾아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우리가 예상치 못했던 다른 문제들이 생길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실업문제 해결은 기본적으로 경제의 장(場)인 기업들이 일자리를 만들고 신규채용을 늘려서 해결해야 한다. 산업 전반에 창업(創業) 붐이 이는 것도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이런 선순환을 이루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바로 기업과 학교, 정부가 힘을 모으는 산학관(産學官) 협력이다. 산학관 협력은 기업이 제공하는 현장을 대학에서 익히고, 대학에서 개발한 기술을 기업에서 상품화하며, 지방자치단체는 법적·제도적 보완과 함께 중개기능(仲介機能)을 적극 강화하는 유기적인 시스템을 말한다. 산학관 협력을 통해 우리는 고부가가치의 기술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기업(企業)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대학과 산업체는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여야 한다. 하지만 대학은 오랫동안 아카데미 속에 안주하고, 기업은 당면한 현실 타개에 급급한 나머지 서로에게 도움을 못 주고 각자의 길을 걸어온 것이 사실이다. 또 관은 산업현장에서 직접적인 문제 해결과 기술개발이 가능하도록 환경조성과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함에도 불구, 군림하고 통제하려는 자세에서 벗어나 있지 못했다. 지방소재 대학과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수도권 대학에 비해 더욱 심각하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경남지역은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이 두 번째로 많이 집적되어 있는 도시다. 그러나 “기업체가 영세하고, 사장이 기술 마인드가 없을 것이다”라는 대학의 논리와 “지원해봐야 근시안적이고 효과가 없으며 지원해준 선례가 없다”는 관의 논리, 그리고 “바쁘고 사장이 자리에 없다는 이유”로 방문을 회피하려는 산업체의 태도 속에서 산학관 협력에 그 누구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 필요로 하는 기술을 어디에 문의해야 할지, 어떻게 구해야 할지도 모르며, 이미 국내에서 개발된 전문기술인지도 모른 채 해외에서 기술을 찾는 경우도 허다하다. 필자가 산학관 협력을 위해 가능성 있는 선발 기업체를 집중적으로 방문했지만, 대표를 만나지 못하고 그냥 돌아오는 날도 많다. 차 한잔이라도 마시고 오는 날은 그나마 성공한 날이었다. 이 때문에 본대학에서 산학관 협력의 모델로 만든 ‘벤처창업학부’ 운영에 가장 역점을 두는 점도 바로 기업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사전에 협약을 체결한 기업이 멘토(mentor) 가 되어 학생들의 교육에 직접 참여하고, 기업이 필요할 경우 인턴십을 통해 취업과 연계시키는 식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공학기술과 기업가 정신을 두루 갖춘 엔지프레뉴어(Engi-Preneur)를 양성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인재들을 통해 지역산업체의 요구를 수용하고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지방대학, 지방소재 기업이라고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다른 길, 다른 꿈을 추구하는 젊은이가 많아질 때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원종하 (인제대 교수 / 경남벤처포럼 공동대표) 출처 - 조선일보 2003. 10. 8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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