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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편견 人事가 문제다
2003-10-06
[자료집]한국의 부동산정책, 문제점과 대책은.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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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편견 人事가 문제다 해양수산부 장관이 재임 2주 만에 해임됐다. 그의 "교사 …몇 놈이 교장된다고…"라는 막가는 표현은 "조진다" "겁준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 대통령의 언행을 연상시킨다. 그만두면서도 그는 자신의 엉뚱한 행동을 '순수한 스타일'이라고 변명한다. 고위공직자로서 모든 이의 전범인 장관의 발탁 과정과 장관의 행동을 새삼 주시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함께 일한 경험으로 인해 생긴 대통령의 편견이 인선과정에 개입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노무현 행정부는 장관 등 고위공직자의 인선과정에서 전례가 없는 일을 했다. 지난번 농림부 장관이 자진 사퇴한 뒤 후임 인선 때 후보자 3인을 인사보좌팀이 일일이 면담하며 역량을 저울질했다고 한다. 이런 인사 시스템은 매우 합리적으로 정부의 신뢰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조각이나 개각 때 장관을 고르는 기준은 우선 대통령의 통치철학 내지는 선거공약을 구현할 수 있는 인물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이것이 '코드'라는 표현으로 좀 희화되었지만 실은 미국도 그러한데 대통령과 참모진, 그리고 장관들의 삼각관계, 나아가 기존의 관료집단과 호흡이 맞아야 함을 늘 강조한다. 그러면서 당해 분야의 전문성, 유관 경력, 흠없는 축재과정 등을 가리고 여기에 명망이 있으면 더 좋다. 그뒤에 고려하는 것이 연령이나 출신지역과 학교다. 안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무와 관련해 장관에게는 일반적으로 여러 분야의 능력이 요구된다. (1)당해 부처의 정책입안과 집행 (2)정책과 사업을 위한 예산 조달과 집행 (3)부처 내 인적자원의 관리 (4)국회 관계 (5)언론 관계 (6)청와대 참모진과의 관계 (7)타 부처와의 협력관계 등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능력이 효과적인 정치 커뮤니케이션, 조직력, 정치력, 비전, 인지력, 감성적 지성 등이다. 이들 중 우리 장관들에게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감성적 지성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강의에서나 대(對)언론 또는 대국회 관계에서 보면 약점이 쉽게 드러난다. 이와 관련하여 장관들이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장관들이 임무와 관련이 없지 않겠지만 강연을 자주 다니는데 이를 관료들이 표현하기를 "장관을 밖으로 자주 돌린다"고 말한다. 부내에 있으면 귀찮게 굴기 때문이다. 그걸 모르고 재임 1년반 동안 무려 7백여회 강연을 하고 다녔다고 자랑하는 장관이 있었다. 장관의 태도로 가장 소망스러운 것은 사무실에 앉아 고뇌하며 업무를 공정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다. 1960년대에 6년간 여러 장관직과 원내총무를 두루 지낸 영국의 리처드 크로스만은 세 권으로 된 일기(The Diaries of a Cabinet Minister)에서 "막강한 권력을 갖는 장관 자리에 집착하는 대신에 정부의 일 하나 하나를 기업인이 사업하듯 자세하게 챙기며 반대자를 설득했다"고 했다. "장관은 그 자리에 간 것이 영광스러운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가기까지 어떤 준비를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도 했다. 클린턴 행정부 1기 때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치도 그의 일기(Locked in the Cabinet)에서 하나의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장관은 국회 상.하 양원과 대통령, 그리고 그 참모진과 얼마나 미묘하고 힘든 설득과정을 거쳐야 하는가를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장관을 뽑을 때 여러 면에서 엄격한 검증 절차를 거친다. 그래도 기대에 어긋나는 결과가 나올 때가 있다. 그러니 앞으로는 지휘자가 없어도 전 세계에서 카네기홀과 정기연주회 계약을 할 수 있는 다섯악단 중 하나가 될 정도로 빼어난 연주를 해내는 오르페우스 실내악단에 비유해 인선절차를 운영할 수는 없을까. 그것은 대통령이 자신의 선호를 말하지 말고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는 것이다. 백악관 인사자문국처럼 정직한 인사참모진이 객관적 평가 리스트에 근거해 5년치 장관후보 리스트(talent bank)를 만들어 놓고 이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대통령은 오히려 한 발자국 물러나 함께 일한 사람에 대한 편견을 줄이는 노력을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한번 시도해 봄 직하지 않은가?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출처 - 중앙일보 2003. 10. 6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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