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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예총' 편파 인사 이창동 장관이 답하라
2003-09-15
[자료집]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안.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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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예총' 편파 인사 이창동 장관이 답하라 예술기관장 싹쓸이한 민예총 … 편가르기가 일관된 정책인가 새 정부 들어 예술인 출신 이창동 문화부 장관이 발탁되면서 예술계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제 출범 6개월을 넘긴 시점에서 문화부는 문화예술에 관한 비전이나 정책의 제시는 전무한 가운데 문화부 소속 기관, 단체장 인선과 관련한 파문만 낳고 있다. 지난 국민의 정부는 IMF로 국가 파산 직전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예술계의 어려움을 거들기 위하여 특별지원을 베풀었으며, 국가 예산 중 문화예산 1% 확보라는 대선공약을 조기에 달성했다. 그러고도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기조 아래 이번과 같은 인사파문은 없었다. 그런데 소위 ‘참여’ 정부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새 정부의 문화부는 예술인 장관답지 않게 언론과의 긴장을 조성한 일 외에 한 것이 없다. 아니, 해야 할 일은 손놓고 해서는 안되는 일은 골라서 작심하고 저지르고 있다. 우선적으로 했어야만 할 일은 올해로 모금이 중단되는 문예진흥기금의 안정적 확보인데, 국고에서는 한푼도 마련하지 못하고 로또 복권이나 기웃거리고 있다. 해서는 절대로 안되는 일은 다른 분야도 아니고 자율을 생명으로 하는 예술분야의 질서를 인위적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민예총’(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이라는 예술계의 소수 조직에 10여개에 달하는 문화부 소속 예술관련 기관, 단체장 자리를 50%도 아니고 100%를 내준다는 것은 쿠데타 상황이라고 할 만하다. 아마도 비슷한 사람조차 없어서 먹고 싶어도 못 먹을 ‘국립발레단’은 없애면 그뿐이니까 정확히 100%라고 할 수 있다. 이러고도 정부는 ‘민예총’ 소속임을 인사에서 고려하지 않았다고 도망갈 길은 없을 것이다. 예술가가 인정받는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다. 국민대중의 지지를 받거나 비평계의 평가를 받는 것이다. 민주적 정부라면 임명권자는 이 두 가지와 행정능력을 참작하여 공직에 발탁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그런데 ‘민예총’의 조직원이라는 이유 때문에 공직을 맡긴다면 그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이번에 새로 발탁된 분들 가운데는 분명히 실력과 인품을 두루 갖춘 분들도 계신 걸로 알고 있다. 나머지 분들 가운데서 진정 가슴에 손을 얹고 스스로 생각했을 때 내가 ‘민예총’ 소속이 아니었어도 이 자리를 맡게 되었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 분들이 몇 분이나 계실까? 더욱 기가 찰 일은 정치권력의 덕으로 출세했으면 그뿐이지 나머지 예술인들을 도매금으로 그동안 실컷 배채운 보수 기득권 세력, 곧 ‘예총’의 도당으로 몰아붙이는 것이다. 정상적인 예술인이라면 내 일도 바빠서 ‘예총’이니 ‘민예총’이니 아랑곳할 겨를도 없는데, 단물은 저희끼리 다 빨면서 넋 놓고 가만있는 예술인들에게 쓴물까지 삼키게 하다니 내 밥 먹고 이 무슨 봉변인가 싶다. 이들 ‘민예총’ 세력은 국가의 예술 권력 기관을 독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제는 민간 예술인들마저 지배하기 위하여 유일한 순수예술 지원기관인 ‘한국문화예술진흥원’마저 소위 ‘문화예술위원회’로 탈바꿈시키고자 한다. 돈줄마저 움켜쥐려는 것이다. 명분은 ‘현장 예술인’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하여 장관이 위촉하는 11인의 민간위원들에게 운영의 전권을 맡긴다는 것이다. 역시 ‘민예총’ 조직원들로 위원회를 구성하려는 속셈인데 말이 좋아 ‘현장’ 예술인이지 그들이 언제 어느 현장에서 얼마나 ‘잘’ 어떤 예술을 해왔는지는 그들도 알고 우리도 안다. 이제까지 정부는 충분히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이제는 말을 해야 한다. 왜 정부는 ‘민예총’이라는 특정조직을 위한 초편파적 인사를 단행했는지, 또 이 같은 국민 편가르기가 노무현 정부의 일관된 정책인지에 대해서 딱 부러지게 말해야 한다. 그래야만 최소한 민주정부의 탈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정진수 (연출가·성균관대 교수) 출처 - 조선일보 2003. 9. 15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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