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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책임` 교육부 몫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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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05 |
| `선택과 책임` 교육부 몫이다 그동안 번복을 거듭해 왔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대한 교육부총리의 가장 최근 결정은 각급 학교의 전학년에 NEIS를 사용하되 학교의 사정에 따라서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 개별컴퓨터(SA), 수기(手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물론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자율적 선택이라는 명분을 준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인 대안으로서 NEIS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교육부의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만약 교육현장에서 다양한 수단의 선택이 현실화한다면 업무 처리의 비효율성과 교사들의 부담 증가는 물론 일부 교직 단체의 설득에 실패한 교육부가 갈등 요인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로 학교장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교육부 수장의 영(令)이 서지도 않는 현 시점에서 학교장이 어떤 카드로 이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지, 이에 따른 각 대학들의 입학 업무 혼란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학교 현장은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대학의 수시 1학기 전형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미 전교조는 고3에 대해서도 NEIS에 성적 입력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따라서 학생부의 자료 형식이 하나로 통일되지 못하고 출력물의 형태가 NEIS와 CS의 CD로 각각 제출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각 대학은 하나의 통일된 형태로 자료 검증을 위한 업무 부담 때문에 오는 9월과 12월에 각각 시행할 예정인 2004학년도 수시 2학기 전형과 정시 전형에서 고교 3학년 성적 처리에 따른 입학 업무 처리가 일대 혼란에 빠지는 최악의 상황이 예상된다. 따라서 교육부로서는 지금이라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처럼 해석되는 이번 결정이 가져올 파장을 면밀히 검토,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대학 입학과 관련된 교육 문제로 인해 나라 전체가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교육행정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학교 현장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는 수기, SA, CS 또는 NEIS다. 업무 처리 방법에 따라서 문제가 될 부분을 간단히 살펴보자.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수기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미 폐기된 각종 서식을 새로 확보해야 하고 시·도 교육청 단위 또는 학교 간의 서식 표준화도 선결돼야 한다. 또한, 수기 형태의 행정업무 처리 체제로 회귀하는 것은 교사들에게 또 다른 업무 처리 부담과 인내를 요구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반면, SA로 처리하는 경우에는 교육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극히 제한된 업무(성적 처리 등)를 대상으로 행정 정보를 처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와 비교해 볼 때, CS의 경우는 업무 단위로 교육행정 정보 처리가 가능하다. 그런데 현재 CS 서버를 구축하지 못한 학교가 2112곳, 내용 연수가 지난 서버 보유 학교가 3610곳, 이미 서버를 폐기한 학교가 156곳 등을 포함, 6075개교의 서버가 정상 운영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CS의 경우 기관 간의 업무 연계 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연계가 필요한 경우(전·입학, 대입 자료 송부 등) 필요한 자료를 CD나 디스크 등 오프라인 매체에 수록, 이를 요청한 기관에 우송하거나 직접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그러나 NEIS의 경우 각급 학교는 이미 보급된 PC와 인터넷을 활용, 시·도 교육청이 운영하는 NEIS의 웹 서버, 웹응용 서버,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접속하면 27개 영역에 대한 정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업무 간, 기관 간의 연계 처리가 물리적인 이동 없이도 가능하기 때문에 CS 체제와는 달리,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은 사용자가 직접 인터넷을 통해 본인에게 할당된 권한 범위 내에서만 업무를 처리하고 필요한 경우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서 다양한 권한을 위임받을 수 있다. 즉 NEIS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전자적 업무연계처리체제로 운영되는 발전된 형태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함께해온 우리나라의 교육행정 정보 처리 체제가 유용한 수단을 두고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과거의 체제로 돌아가는 것을 허용한다는 것은 선택의 자율성 보장에 앞서 오히려 교육 현장의 비효율과 교사의 업무 과중을 방관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하겠다. 따라서 교육부로서는 교육행정 정보 처리 체제의 선택의 자율성을 학교 현장에 넘겨서 일부 교직 단체와 학교장이 극단적으로 대립하게 되는 갈등의 불씨를 남기기보다는 학교 현장의 자율성을 희생하더라도 현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교육부가 최선의 방안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그리고 이를 학교 현장에 일관성 있게 적용하되 이에 따른 모든 책임은 교육부가 짊어지는 능동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아무튼 이제는 교육행정이 교육보다 앞서 나가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 미래 국가 경쟁력의 바탕이 되는 학생들에게 내실있고 사랑이 깃든 가르침을 하루라도 빨리 되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자. 그리고 그동안 일련의 논란은 진정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이 과정을 통해 보여주었던 우리들의 모습 속에서 성숙된 시민의식이 있었는지 자성해 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황대준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 교수) 출처 - 문화일보 2003. 6. 5 포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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