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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NLL침범' 속셈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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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05 |
| 北 'NLL침범' 속셈은 북한어선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행위가 지난 3일까지 13번이나 발생하는 등 NLL을 두고 남북간에 미묘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 1일의 경우 북한어선 8척이 서해 연평도 부근 NLL을 0.3∼0.5마일 침범, 우리측 수역에 들어와 꽃게잡이를 했으며 이곳을 초계중이던 우리 해군이 여러차례 경고방속을 했는데도 퇴거하지 않아 5차례에 걸쳐 9발의 40㎜ M-60 기관총 사격을 가해 이들을 퇴거시켰다. 그동안 NLL 부근해역에서 여러차례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이번 사건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과거의 것과 다르다. 첫째는 5월 26일 이후 29일을 제외하고는 북한 어선이 연일 NLL을 침범했으며, 둘째는 40㎜포까지 발사했는데도 그들이 완전히 퇴거하기까지에는 근 5시간이 걸렸다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측 고속정이 경고사격을 시작한 것은 10시 38분이었는데 그들이 완전히 철수한 것은 오후 3시 13분이었다. 이번 북한어선의 침범문제는 지난 1978년 4월, 100척 이상의 중국어선이 영유권 분쟁이 있는 디아오유다오 (釣魚島.일본명으로는 센카쿠) 영해에 들어가 시위를 벌인 적이 있었던 것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 고속정이 함포까지 쏘았는데도 북한어선은 움직이지 않았으며 그들의 완전철수에 근 5시간이 소요되었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햇볕정책의 결과가 이런 것이었던가를 다시 한번 탄식하게 된다. 물론 북한측 NLL 침범을 북한 영세어민들의 꽃게잡이와 연관시키는 시각이 있다. 꽃게철에 꽃게를 잡던 북한 어민들이 실수로 NLL을 월선했을 수 있으며 영세 어민들이 생계를 위해 하는 일이기에 동포애와 인도적 견지에서 관대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북한의 서해상 꽃게잡이가 북한 해군 관할 하에서 이루어지는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중국 인민군대는 지금도 둔전병(屯田兵)적 색채가 남아 있다. 말단 단위부대가 중앙의 병참지원을 받지 못해 자신의 생존을 스스로 해결할 수 밖에 없었던 초창기의 관례가 전승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군은 지금도 후생사업을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관할구역도 가지고 있다. 군 제도에서 중국군의 그것을 따온 북한군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군은 부대단위로 후생사업을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관할구역을 가지고 있다. NLL부근 해역에서 꽃게잡이를 하는 북한 어선은 실은 북한 해군의 어선인 것이다. 북한측 NLL 침범을 북한 영세 어민들의 꽃게잡이와 연관시켜 영세 어민들의 생계를 위해 하는 것이기에 동포애와 인도적 견지에서 관대하게 대해야 한다는 견해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설사 북한 어선이 명실공히 민간의 소유라 하더라도 북한 해군의 양해없이 민감한 군사적 대치구역에서 활동할 수 있었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들이 이번에 특이한 행태를 보인 배후에는 북한 해군, 나아가 북한 당국이 이를 했음이 틀림없는 것이다. NLL은 휴전협정이 발효한 직후 유엔사령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설정된 것이었다. 그것이 일방적으로 설정되었던 것을 이유로 그 효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는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휴전협정에는 육상에만 군사분계선이 있을 뿐, 해상에는 없기 때문에 양측이 충돌하는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그것이 필요했다는 것, 설정된 선이 대략 양측의 중간선에 해당한다는 것, 설정 후 20년간 북한이 이에 대해 묵종(默從)했다는 것 등에 의해 NLL은 휴전협정과 동일한 흔적을 가지게 되었다. 이 때문에 남북기본합의서가 실시될 때까지 NLL은 반드시 존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金燦奎 (경희대 국제법 명예교수) 출처 - 세계일보 2003. 6. 5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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