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 보도자료
 |
절실한 '부동산 거품' 대책 |
|---|---|
 |
2003-05-27 |
| 절실한 '부동산 거품' 대책 300조원이 넘는 돈이 또다시 부동산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불과 2개월 전까지도 서울 강남지역의 재건축 아파트에서 오름세를 보였던 주택가격은 이제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대책의 메뉴를 피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후분양 규제대상에서 빠지는 재건축 아파트, 건축허가를 받아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운 주상복합아파트, 그동안 경기침체로 분양이 저조했던 상가와 토지로 돈이 몰린다는 언론보도다. 최근 불고 있는 부동산 열풍이 재건축, 분양권과 같이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자를 대상으로 일어나는 현실은 결국 거품일 수 밖에 없다고 판단된다. 무엇보다도 계속 떨어지고 있는 전세값이 움직일 수 없는 증거랄 수 있다. 이같은 부동산 열풍에는 일년여 만에 단행된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조치가 기폭제가 됐다. 특이한 것은 부동산 가격폭등이 실제로 금리인하가 단행된 5월 13일이 아니라 금리인하설이 제기되었던 5월 초에 이미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금리인하 주식시장 부동산시장으로 순환되었던 종래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금리가 인하되기 전 금리인하설이 제기되자 즉각 부동산시장이 달아오른 것이다. 전문적인 용어로 말하면 부동산시장이 '효율적'이고 '합리적'이 된 것이다. 투자자들은 금리가 떨어지더라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미리 부동산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시장에서는 정부의 정책과 민간부문의 대응은 게임의 양상을 보이게 된다. 투자자들은 정부와의 금리게임에서 완승하였다. 관련 고위당국자는 4% 이하 경제성장은 수용할 수 없다는 금리인하의 당위성을 천명한 바 있다. 이는 현재 유일한 성장의 견인차인 건설투자가 위축되는 것을 정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에 다름없으며 결국 부동산 투자를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실제로 1/4분기 GDP 성장률 3.7%는 8.1% 증가한 건설투자에 의해 주도되었다. 앞으로 통화당국은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함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우리나라 한은총재에 해당하는 미 연준의 그린스펀 의장이 금리정책에 관한한 애매모호한 발언으로 일관하는 것은 금리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과연 금리인하만이 한국경제의 치유책인지 필자는 알 수 없다. 금리인하의 배경인 4% 성장론은 고용안정에서 나온 것이나 고용안정은 무엇보다도 노동의 유연성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다. 마찬가지로 자금신장의 신용경색도 금리인하보다는 카드사의 옥석을 가릴 수 있을 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일부 민간연구기관에서 제기하고 있는 일본형 부동산 거품론의 가능성에 대해 고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실물과 금융이 모두 호황을 누렸던 80년대 말 일본경제와 같을 수 없으며 실물경제가 침체된 한국경제에서 부동산거품은 그 규모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작년 말 현재 439조원에 이른 금융권의 가계부채와 상환능력을 가늠하는 금융자산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일본보다 20%이상 높은 수치인 47.8%에 달하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부동산거품이 꺼질 때의 후유증이 얼마나 클 것인지 헤아리기 어렵다. 더욱이 신용카드사 연체율 4월말 현재 10.9%로 증가하고 1/4분기 9개 신용카드사 순손실도 1.3조원으로 늘어났다. 저축은행의 평균연체율이 20%가 넘는다는 사실은 금융부문의 부실이 가지는 잠재적 위험이 지대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정부는 이 시점에서 경기부양보다는 더 늦기 전에 저금리로 조성된 부동산거품 등 경제적 불균형이 동반하는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金慶洙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 출처 - 세계일보 2003. 5. 27 시론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