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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정부의 안보전략과 외교정책의 핵심은?
	2003-01-28
차기 정부의 안보전략과 외교정책의 핵심은? 글로벌 수혜자의 역할(이상주의)과 영토적 주권을 수호하고 경제적 번영을 이루기 위한 탁월한 역할(현실주의)을 동시에 수행하는데 있다. 안보전략이란 것은 그 본질상 ‘사활적’(vital), 그리고 ‘대단히 중요한’(extremely important)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설계되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즉각적이고 단기적인 위협을 넘어서 우리를 둘러싼 안보환경을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에 맞추어서 우리가 보유한 재원을 배분하는 것이다. 안보전략을 명쾌하게 수립하는 것은 우리를 둘러싼 안보적 위협을 평가하는 것과 더불어, 안보환경을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유도하여 좋은 기회들을 포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글로벌화(globalization)가 촉진됨에 따라 국가들 사이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그것은 너무나 냉혹하여 이기고 지는데에 따라 각국의 이해관계가 순식간에 결정되어 버린다. 따라서 자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는 결국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여 무조건 경쟁에서 이기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안보전략은 국제정치는 권력투쟁이라는 현실적 원칙에 토대를 두고 수립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적어도 다음의 네 가지 원칙들이 차기 정부의 안보전략을 지배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첫째, 대한민국의 리더십(leadership) 행사에 대한 국제사회로부터의 요구가 존재한다. 국제적인 문제들 - 인권탄압, 종족분쟁, 테러행위 등 - 에 개입하지 않는 것은, 사실 무차별적인 개입만큼이나 무책임한 짓이다. 우리는 국력 - 외교, 경제, 군사, 문화 - 을 현명하게 잘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와는 달리 전적으로 어리석게 그리고 아주 나쁘게 사용할 수도 있다. 국제적인 긴급사태 때 국제사회로부터의 지원을 요청받을 경우, 가급적이면 경제적, 군사적 수단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 글로벌 체제에서는 국내정책과 외교정책사이의 경계선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가 국내적으로 전시하는 기준들(예: 교육, 문화, 예술, 환경, 개인적 창의성 및 책임성 등)은 우리가 믿고 있는 가치들(예: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인권 등)에 관해서 국제사회에 중요한 메시지(message)를 보내는 것임을 똑바로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셋째, 군사력은 문제해결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는 도구가 분명히 아니다. 하지만 군사력은 때때로 우유부단한 외교로 인해 창출되는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중요한 도구인 것이다. 외교적 미봉책이란 것은 평화가 결핍되어 있을 경우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의 역사적 경험이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증명하고 있다. 단 군사력을 사용하기 위해서 사전에 요청되는 것은 명확한 안보전략과 일관성있는 군사적 임무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결여될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복잡하고 불확실한 안보상황을 합리적으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비판받을 것이다. 예컨대 아프카니스탄 테러전을 수행하면서도 이라크, 중동, 북한, 베네수엘라 등에 대해 일관성없는 전략을 구사하는 부시행정부를 국제사회가 호되게 비판하는 것을 보면 이러한 주장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국방부 및 외교통상부는 안보전략을 적절히 수립, 집행하기 위해서 철저하게 전략집단으로 변형되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서 안보전략을 과거보다 더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들 및 수단들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외교정책은 우리의 국가이익을 수호하는 제 1 선(first-line)이다. 그것은 글로벌 차원, 더 좁게는 동북아 차원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안보적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engagement)할 것인지, 아니면 소극적으로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우리의 의도(의지)를 국가적 차원에서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영역이다. 그러한 외교행위는 주로 두 가지 태도, 즉 적극적 행위(예: 관세를 감소, 무역협정을 확대, 분쟁시 전투 병력을 직접 투입)와 소극적 행위(예: 제재 조치, 분쟁시 의료 및 수송지원)로 나타난다. 차기 정부의 외교정책은 적어도 다음의 세 가지 뚜렷한 원칙들을 토대로 수립, 집행되어져야 할 것이다. 첫째, 미국을 비롯한 전통적인 우방국가들과의 쌍무적 동맹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그것을 한층 더 확대해 나가야 하며, 국가안보를 위해 다각적인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유럽, 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동맹관계 구축은 국제적 표준(standard)이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것을 가능케 하고, 동맹을 맺고 있는 국가들 간의 고통분담(burden-sharing)을 용이하게 하고, 그리고 비용-효과적인 군사력의 배비를 가능케 하는 장점이 있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차기 정부는 아시아에서 유럽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사한 안보기구를 구축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경제안보에 대한 깊은 대외적 언질(commitments)은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들과의 전략적 동맹관계를 구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한․일간의 무역자유화지대를 비롯한 한․중․일을 묶는 경제협력체, 그리고 시베리아 개발을 통한 천연가스공급 연결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차기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일본과 중국경제의 틈바구니에 끼여 그대로 주저앉아 버리고 말 것이다. 둘째, 주권국가로서의 자기보존에만 초점을 두어왔던 지금까지의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외교행위 대신에, 국제사회에서 신뢰할만한 도덕적 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글로벌 수혜제공자의 방향으로 외교정책의 기조를 적극적으로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만약 지구촌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탄압, 대량학살, 테러행위 등에 대해 그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수수방관만 하고 있거나, 혹은 실제분쟁시 침묵만 지키고 있을 경우에는 아마 국제사회, 특히 동맹국들로부터 우리에 대한 신뢰는 급격히 추락하고 말 것이다. 예컨대, 얼마 전 미국이 수행하고 있는 아프카니스탄에서의 대(對)테러전쟁에 유럽 각국은 물론 구 동구권 국가들도 특수부대, 공병부대 등을 투입하여 적극적인 지원을 수행하고 있는 반면, 미국과 혈맹관계에 있는 우리나라는 이러한 지원에 대해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을 단적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이런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외교는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것이며, 우리의 국가이익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지역이라 할지라도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외교정책을 취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제 3세계 국가들에게 빌려준 채무를 면제해 주고, 그들의 기본적인 생필품 및 의약품에 대한 요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민간 및 정부제도들을 개선,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인력 및 자원들을 제공하는 보다 적극적인 인도주의적 외교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예: 아프카니스탄의 농업재건과 보건개선 등을 위한 경제적 지원). 이러한 활동들은 미래 우리나라의 글로벌 접근능력을 확대, 발전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인간의 기본권 마저 무시하는 북한의 김정일 독재정권의 폭정을 벗어나게 하기 위해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에게 안전한 피신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중국 및 몽골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해야 하며, 특히 북한의 접경지역인 러시아 우수리 강변지역, 혹은 몽골 근처에 탈북난민촌(난민수용소)을 세우는 것, 그리고 북한 변방지역에 식량배급소를 설치하는 것과 같은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빠른 시일 내에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이런 대안들은 충분히 실현가능한 것들이다. 현재 우리의 쌀 재고량은 1200만 섬으로, 2002년 말경에는 1500만 섬으로 늘어난다. 남는 쌀을 해결하는 방안의 하나로 이들 탈북자들 및 북한동포들에게 300만 섬 정도를 제공해주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농민도 살리고 쌀재고량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대안이다. 이러한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들을 통해 우리는 현재까지 우리의 사고체계에 깊숙이 각인된 강대국에 대한 의타적 사고방식, 그리고 형식이나 허례에 치중하는 외교적 행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셋째, 우리 군은 위협의 전 스펙트럼(spectrum)에 걸친 임무들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참으로 능력 있는 군으로 탈바꿈되어야 한다. 전통적인 재래식-기계화 전쟁 및 저강도 분쟁 등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현재보다 훨씬 더 큰 배비력을 갖추어야 하며, 대규모 테러리즘과 사이버전쟁과 같은 새로운 위협에도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능력 또한 갖추어야 할 것이다. 강력한 군사력은 동북아지역에서, 그리고 더 나아가 글로벌 세계에서 우리의 정치․외교적 리더십을 행사하는데 있어 대단히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차기 정부의 선택은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주권국가로서 생존하고 번영하는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안보전략을 수립하는 것과 더불어, 도덕적인 기준에서 항상 올곧은 행위를 수행하는데 토대를 둔 외교정책을 추구하는데 있다. 즉, 글로벌 수혜자의 역할(이상주의)과 우리의 영토적 주권을 수호하고 경제적 번영을 이루기 위한 탁월한 역할(현실주의)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 바로 이것이 안보전략과 외교정책의 핵심인 것이다. 차기 정부가 앞으로 이 두 가지 역할을 균형 있게 수행해야만 대한민국이 지구촌 50억 이상의 사람들에게 등불을 밝힐 수 있는 귀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종하 (시민회의 정책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