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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구성원들의 대통령직 인수위 참여
2003-01-13
[자료집]임을위한행진곡긴급토론회.pdf
시민단체 구성원들의 대통령직 인수위 참여 한국의 1세대 시민운동(반체제) 및 2세대 시민운동(합리적 대안모색)을 주도해왔던 시민단체는 지금까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중요한 세 가지 역할을 수행해 왔다. 첫째, 사회 구성원들의 도덕적 의식을 고취시켜 왔다. 선과 정의에 대한 현실적 도덕기준, 즉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가치기준을 나름대로 대변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둘째, 사회 구성원들이 필요로 하는 열망과 목적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는데 공헌을 해 왔다.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이지만 다소 추상성이 강해 일반시민들이 접근하기가 어려웠던 인권, 자유, 평화, 부패 등과 같은 이슈들을 토론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셋째, 사회현상을 둘러싸고 파생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대안을 제시해 왔다. 즉, 정부 및 기업이 추구하는 편협한 이익 우선주의의 단선적인 사고방식을 수정,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처럼 1세대, 2세대 시민운동은 나름대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현실의 정치행위(정책)를 비판하고 견제하면서 상당한 국민적 지지를 받아왔다. 물론 이러한 지지는 시민운동 그 자체의 순수성과 도덕성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에 들어서면서부터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은 다소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극단에 치우친 대안만을 제시함으로서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으며, 또한 21세기 세계화시대에 부응하는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충분히 인식하지 못해 범세계적인 차원에서 제기되는 이슈들(issues)에 대해 탄력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한계와 지적 무능력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민회의와 같은 중도지향의 제 3세대 시민운동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21세기는 사회에 대한 권리와 책임을 동시에 담당하는 일반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국가실패, 시장실패 그리고 시민사회의 실패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것을 보완하여 사회공동체가 새롭게 운영되도록 하는 일에 전적으로 몰두하는 시민운동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이다. 그 핵심은 시장이 시장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고, 정부나 정치는 그들의 논리에 따라 운영되며, 시민단체는 자율적인 시민사회의 원리를 터득하는데 있는 것이다. 하지만 2002년 12월 9일 대통령선거 이후 자율성, 책임성 그리고 도덕성에 토대를 둔 제 3세대 시민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민회의와 같은 건강한 시민단체의 활동에 찬물을 끼엊는 일이 발생했다. 그것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시민단체에서 활동하였던 구성원들을 대통령직 인수위에 끌어들임으로써 촉발되었다. 현재 인수위에는 참여연대, 민화협, WTO국민연대, 대구사회연구소 등 시민사회운동단체 인사 10여명이 인수위원 및 전문위원 등으로 참여하고 있다. 물론 이들이 개혁에 대한 분명한 좌표를 가지고 개인적인 자격으로 인수위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막을 명분은 사실상 없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에 곧바로 그것도 한 두명도 아니고 무더기로 참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정부활동에 대한 직접적인 참여를 하지 않고, 감시 및 비판 활동에 치중함으로써 도덕성, 순수성 그리고 중립성을 유지한다는 시민단체의 기본적인 자세를 스스로 폐기처분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수위 활동에 직접 개입한 상황에서 이들 시민단체가 앞으로 노무현 정부의 활동에 대한 비판과 감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앞으로 수많은 시민단체가 정부활동에 대한 비판과 견제기능을 수행하는데 있어 어떻게 국민적 공감대와 지지를 얻을 수 있겠는가? 시민회의는 이들의 이러한 행위로 인해 우리 국민들이 건전한 시민단체까지 특정 권력집단의 사조직으로 치부해 버릴 것 같아 심히 우려된다. 특히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젊은 인재들을 시민운동에 참여하였다는 경력을 이용하여 후일 정치적으로 출세하려는 욕망을 가진 기회주의적인 인물로 비치게 만들 것 같아 대단히 염려스럽다. 시민회의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도덕성, 순수성 그리고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시민단체 본래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건전한 시민단체에게 정신적인 피해를 입힌 점에 대해 사과와 용서를 구해야 하며, 또한 인수위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단체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사퇴하고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갈 것을 촉구한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제 3 세대의 시민운동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는 것은 전적으로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2003. 11. 8 시민회의 김종하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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