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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해결, 봉쇄로는 안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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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08 |
| 북핵해결, 봉쇄로는 안된다 북한이 최근 영변 핵 시설들을 감시해 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원들을 추방하고 핵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의 가동을 결정했다. 사찰단원의 추방은 북한의 핵 동결에 대한 국제적 감시장치가 사라진 것이고 IAEA와의 관계도 단절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이 방사화학실험실을 재가동한다는 것은 폐연료봉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에 즉각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련의 과정에서 보듯 이제 북핵 사태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사태 해결을 위한 해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핵 개발에 대한 영구동결 조치와 북한 체제의 안전보장 및 경제지원을 맞교환하는 것이다. 북한이 핵 개발 의혹에서 벗어난다면 남북한 간 평화협정과 북.미 수교 및 국제사회의 경제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극적인 타협이 이뤄진다면 남북한 관계는 서로 체제를 보장하는 단계로 성숙될 수 있으며, 민족공동체로서 안정적인 번영도 기대할 수 있다. 만약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의 염원을 저버리고 핵 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은 극단으로 치달을 것이다. 북한의 핵 무장화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의 핵 무장화를 불러오기 때문에 북한이 주장하는 '핵 무장화가 생존의 마지막 카드'라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실상 북한의 핵 개발에도 의문점이 적지 않다. 우선 북한이 과연 핵무기를 점화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관심을 끈다. 또 북한에 핵무기를 실험하기 위한 마땅한 장소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의문점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한반도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핵무기 사용에 따른 피해지역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가 되기 때문이다. 만일의 경우 남북한 모두 공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 지도부는 핵무기가 영구적으로 자신들의 체제를 지켜줄 수단이라고 오산해서는 안될 것이다. 북한 지도부는 핵무기 개발보다 더 중시해야 할 것이 있다. 경제난 극복을 위한 자본주의 실험의 성공이 그것이다. 피할 수 없는 개혁.개방의 바람을 효과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북한의 변화는 지도부의 통제 범위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북한 지도부는 체제 유지를 위해서는 핵무기 개발보다 경제 재건을 통한 주민들의 생활 향상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같은 맥락에서 햇볕정책에 대한 용어 수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햇볕정책이란 용어는 한국 내에서 대북 퍼주기라는 비난을 살 수 있으며, 평등의 관계가 아닌 일방적이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 정부는 당장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는 북한에 대한 봉쇄조치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봉쇄조치가 취해져도 북한은 끝까지 버틸 것이고 주민들만 희생될 것이다. 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군사적 행동도 반드시 피해야 한다. 국지적이라고 할지라도 군사적 충돌로 인한 한반도의 희생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북한 지도부가 한.미 양국과 국제사회의 협상을 통해 핵 개발을 포기하고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얻어내는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촉구한다. 우리 정부도 미국이 강경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협상 테이블에 나서도록 외교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김우준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교수) 출처 - 중앙일보 2003. 1. 8 발언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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