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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차익 제대로 환수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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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17 |
| 양도차익 제대로 환수해야 올 초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던 강남의 주택가격 상승이 한풀 꺾였다고 한다. 얼마전 정부가 사실상 강남지역을 겨냥해 발표한 양도소득세 중과(重課)라는 고강도 조치가 약발이 먹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를 비롯하여 올 초부터 주택가격 안정과 투기억제를 위해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내놓은 세무조사 강화, 분양주택의 원가 사찰(査察), 분양권 전매금지, 재건축 자격기간 40년 연장, 보유과세 강화 등 조치를 보면 모두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하여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잠복시키는 효과만을 갖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가격이 들먹일 때마다 도깨비방망이처럼 사용되어온 세무조사가 초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다는 것쯤은 이미 국민들도 식상할 정도로 익숙해 있다. 세무조사로 투기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역설적으로 더 이상 세무조사가 반복적으로 사용될 필요는 없었어야 한다. 분양주택에 대한 원가를 조사하여 분양가가 과잉 책정된 경우 국세청에 통보하겠다는 으름장도 소비자 주권시대에는 걸맞지 않는 구시대적 발상이다.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 또한 시간을 좀 더 끌어보는 것에 불과하다. 앉은자리에서 분양권을 되팔든지 또는 입주후 일정 기간이 지나서 주택을 되팔든지 어차피 최초 분양권 당첨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재건축의 자격요건을 준공후 20년에서 40년으로 연장하는 것도 대상 아파트에 대한 투기 문제의 해결을 20년 뒤로 미루는 것에 불과하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재건축에 의해 주변지역에 초래되는 사회적 비용을 사업주체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 투기억제책으로 보유세의 강화가 중론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원래 재산세란 기반시설과 같은 지방공공재 공급에 대한 대가로 지불하는 것이다. 재산세가 지방세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재산세가 투기억제세로 둔갑하고 대신 지방공공재의 공급은 기반시설부담금과 같은 다른 수단을 통해 민간에게 직접 부담시키려고 하고 있어 목적과 수단이 일치하지 않고 있다. 조세 수단을 통한 투기억제의 핵심은 부동산의 양도차익을 제대로 환수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세인 양도소득세가 각종 비과세나 감면과 같은 예외 조항 없이 실거래가격 기준의 보편적인 양도차익 환수 수단으로 기능하여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10.11 조치' 역시 투기지역이라는 특정 지역, 6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이라는 특정 주택을 대상으로 양도소득세가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주택가격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평범한 사실을 인정한다면, 보다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처방은 주택시장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있다. 특히 강남지역이 주택가격 상승의 진원지라면 총량적인 주택 수요와 공급뿐 아니라 강남과 같은 주거환경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 대안은 신도시 개발이 될 수도 있고 강북재개발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신도시 개발이나 강북재개발 모두 수도권과 서울의 공간구조 개편이라는 큰 틀 아래에서 이루어져야 하므로 지금부터라도 치밀하게 계획되고 준비되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공법(正攻法)을 택하는 것이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는 우(愚)를 피할 수 있는 길이다. 최막중 (한양대 도시공학 교수) 출처 - 세계일보 2002. 10. 17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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