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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 구조조정 서둘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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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17 |
| 대학도 구조조정 서둘러야 학령 인구의 변화 추세로 볼 때 2002년부터는 대입지원자 수가 입학정원보다 적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속출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고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자율화의 원칙에 따라 대학설립이 용이하도록 기준을 완화해 왔고 대학은 경쟁적으로 학생수를 증원해 왔다. 지난해 신입생 정원을 70%도 확보하지 못한 대학이 30여개교나 되며, 내년에는 입학정원보다 수험생수가 7000명 정도 적을 전망이므로 정원미달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더욱이 재학생들 중 편입학, 군입대 등으로 중도에 대학을 떠나는 숫자가 증가하게 되어 경쟁력이 약한 대학은 재정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대입 정원과 지원자수 역전현상의 원인은 크게 보아 세 가지이다. 첫째는 출산율의 감소로 인한 고교 졸업생수의 자연감소이다. 둘째는 정부의 대학설립요건 완화정책이다. 정부는 1996년부터 대학설립준칙주의를 채택하여 일정 요건만 갖추면 대학설립이 가능토록 하는 한편 부분적으로 정원 자율화 정책을 시행하였다. 셋째는 대학들이 질적 수준 향상보다는 양적 확대를 위해 경쟁했기 때문이다. 수요는 한정되어 있는데 공급을 지나치게 늘려온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체를 자유롭게 설립하고 기업체들간에 자유경쟁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고등교육시장도 정부가 관여해서는 안된다. 비록 일시적으로 대학들이 정원미달사태의 진통을 겪게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존을 위한 자구책을 강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그간 정부가 채택해온 대학설립준칙주의와 정원 자율화 정책은 앞으로도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자율에는 책임이 수반되는 것이다. 정부의 자율화 정책을 탓하기보다는 각 대학 나름으로의 대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대학은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학이라는 간판만 달아 놓으면 등록금을 싸들고 학생들이 모여들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학생 유치를 위해 대학들간에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며 교육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방될 경우에는 외국대학들과도 경쟁을 해야 한다. 입학정원의 자연감소는 질적 수준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학생당 강의실, 실험실, 도서실의 면적을 확충하고 교수 1인당 학생수를 선진국수준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이다. 학생수의 감소는 대학재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대학에 따라서는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구조조정을 통해 차별화-특성화를 실현해야 한다. 대학간 학과간 빅딜을 추진하고 연합대학체제를 구축하거나 대학간 과감한 통-폐합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부산수산대학과 부산공업대학이 통합하여 부경대학으로 발전하고, 공주대학과 공주문화대학이 통합하여 크게 발전하고 있는 예가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대학의 구조조정없이 일본의 발전과 재생은 없다는 인식아래 국립대학 중 24개 대학이 통합에 합의했고 12개 대학이 통합을 협의 중에 있다.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서 대학의 구조조정은 필연적이다. 정부는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대학에 대하여 재정적인 지원은 하되 간섭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지방대학에 대하여는 지역간 균형발전 차원에서 특별 재정지원 등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 윤정일 (서울대 교육행정연수원 원장) 출처 - 세계일보 2002. 9. 17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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