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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 3년 평가와 남은 2년의 과제 - ①]
집권 4년차 이명박 정부의 정치어젠다 박효종 (바른사회 공동대표, 서울대 교수) 이명박정부의 특징이라면 스스로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지지율이 바닥까지 추락하다가 2009년 전반기를 넘기면서 반전하는데 성공했고 그 상승추세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반전현상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없었던 일이다. 출범직후 국정 운영철학, 통치행태, 인사문제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서 좌파진보와 우파보수로부터 비판을 받아 허둥대던 모습을 떨쳐버리고 재기하는데 성공하였다. ‘중도실용’을 외치고 ‘공정사회’를 부르짖은 결과였다. 6․2 지방선거 패배 후 세종시문제도 원안대로 결정을 했고 G20정상회담 개최와 아덴만 작전성공 등 가시적인 업적들이 있었다. 한미동맹을 정상화시켰고 대북문제에서도 원칙을 고수해왔다. 야당과 좌파진보진영으로부터 작년 두 번에 걸친 북한의 무력도발이 대북강경노선 때문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남북관계를 정상으로 돌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올바른 방향설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개선하거나 고쳐야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정치의 질’에 관한 부분이다. 한국정치는 국회나 정당을 막론하고 ‘당동벌이(黨同伐異)’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삼류’의 모습인데, 여기에는 정부의 책임이 적지않다. 정부가 쟁점이 되는 어젠다가 있을 때마다 소통과 설득보다는 ‘밀어붙이기’를 선호해왔기 때문이다. ‘밀어붙이기’는 소통이 부족한 전형적인 ‘하향식 정부’의 모습이 아닌가. 이명박 정부는 왜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계속해서 받고 있는가. 그것은 단순히 “제대로 된 기자회견을 해라”는 식의 요구가 아니다. 소통부족에 대한 비판은 야당과 좌파진보진영에서 집요하게 거론하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보수우파에서도 지적해온 문제이기도 하다. 중도실용과 관련, 보수우파는 경쟁력제고나 ‘반듯한 국가만들기’와는 차이가 나는 국정화두가 아니냐는 물음을 제기해왔다. 또 인사도 공정하지 못하다고 불만이 크다. 폭넓게 좋은 인재를 골라 쓰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제기인 것이다. 그런가하면 야당에서는 “권위주의 정부”라고 비판한다. 심지어는 “죽여야 할 정권”이라고 까지 말하는 인사도 있었다. 소통부족을 가지고 ‘민주주의 후퇴론’까지 거론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귀담아 들을 내용도 있다. “다른 편의 말을 들어라(audi alteram partem)”라고 하는 준칙은 법원에서 통용되는 화두를 넘어 이정부가 새겨들어야할 고언이다. 결과가 어떻든 야당인사들과 폭넓게 만나고 소통의 노력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한미 FTA나 유럽연합과의 FTA와 같은 문제에서 2010년 말 예산국회처럼 야당과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또다시 파행으로 처리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구제역문제도 미국산 쇠고기의 경우처럼 또 다른 괴담의 진원지가 되지 않으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4년차를 맞는다. 집권기의 반환점을 돌아 내리막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물론 이 대통령은 평지를 달려왔다고 말한 만큼 특별히 내려갈 일은 없을는지 모른다. 그러나 임기의 끝이 있는 만큼 완결을 향한 의지는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따뜻한 사회’나 ‘공정사회’를 지향하겠다는 것은 제대로 된 국정 방향이다. 그런 만큼 개헌과 같은 정치적 어젠다에 매달리기보다 ‘공정사회 구현’이라는 보다 실사구시적 생활형 어젠다에서 괄목할만한 한두 가지 실적이라도 내겠다는 결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명박정부 3년 평가와 남은 2년의 과제 - ②]
이명박 정부 남은 임기 동안의 경제개혁 과제 김 종 석(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홍익대 교수) 경제분야에서 이명박정부의 가장 대표적인 업적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효과적인 극복이다. 이것은 물론 선거공약도 아니고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때 하고 싶은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는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같은 조건에 노출된 경제위기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한국경제의 빠른 회복은 현 정부의 효과적인 위기 대응정책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임기 전반부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했던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당초 이명박 정부가 꿈꾸었던 경제비전과 개혁은 그 만큼 뒤로 미루어져야만 했다. 경제위기가 극복된 지금 지연된 이명박 정부의 경제비전을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추진해야 한다. MB노믹스를 나타내는 두개의 특징적 구호는 “큰 시장, 작은 정부”, “비즈니스 프렌들리” 였다. 야당과 진보진영에서는 이것을 기업편향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지만, 큰 시장, 작은 정부, 기업환경개선은 여전히 일자리와 소득 창출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다. 소득은 시장에서 올리는 것이고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명박정부는 이제 위기극복 모드에서 벗어나 취임 초기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국경제가 경쟁력을 가지고 지속성장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양질의 인적자본과 물적자본이 축적되어야 한다. 인적자본은 교육을 통해 축적되는 것이고, 물적자본은 기업의 투자를 통해 축적된다. 소득은 국민 개개인이 올리는 것이고, 국민 개개인의 소득은 국민 개개인의 생산성에 비례한다. 그리고 국민의 생산성은 각 개인이 가진 능력과 기술, 장비에 의해 결정된다. 그런 점에서 현재 하향평준화를 초래하는 교육제도는 개혁되어야 한다. 진보 교육감들의 등장으로 난관에 부닥친 교육개혁의 비전은 계속 강력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아무리 인적자원이 우수하다고 하더라도 근로자들이 가진 기술과 장비가 낙후되고 빈약하다면 일자리 창출과 소득향상은 한계가 있다.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기술과 장비에 투자를 하도록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기업환경을 개선하고 각종 투자유인제도를 지속 강화해야 한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기업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인과 근로자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당초의 믿음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한국 경제의 지속성장 가능성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이다. 아직 우리나라 경제활동 참가율은 60%수준으로 대부분 선진국의 70% 수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여성과 노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저조하다. 그리고 낮은 출산율과 빠른 고령화로 인해 경제활동 참가율은 점점 더 낮아지는 추세에 있다.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한국경제는 장기 침체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용관행과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아져야 한다. 모든 일자리는 정규직이어야 한다는 경직적 논리가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 노사관계와 고용제도에 대한 개혁이 계속 추진되어야 한다. 노조와의 타협이 결코 근로자를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친노조와 친노동자는 다른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부 출범 초기에 내세웠던 “큰 시장 작은 정부”의 정책기조가 임기 중반 이후 위기극복과 친서민의 이름으로 큰 정부 작은 시장, 강화된 정부규제와 시장개입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되는 점이다. 특히 공공부문과 공기업 개혁이 감사 적발 수준의 미시적 대응에 그치고 근본적인 소유 및 구조 개혁에 못 미친 것은 아쉬운 점이다. 정부 출범 당시의 초심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후대에 어떤 유산(legacy)을 남기고, 어떤 역사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남은 임기동안 정권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하이브리드 정책과제를 내세워 전선을 넓히는 것 보다는,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추진력을 상실하고 지연되고 있는 MB노믹스의 핵심과제들, 교육개혁, 규제개혁, 공기업개혁, 노동시장 개혁, 재정개혁, 감세와 같이 한국경제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정권의 정체성을 실현하는 개혁과제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임기 중반에 한국 사회의 화두로 제기된 보편적 복지 논쟁은 향후 한국경제의 미래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포퓰리즘의 확산은 한국경제에 치명적인 독약이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임기 중에 차기 정부가 포퓰리즘이나 퍼주기식 복지, 무절제한 재정운용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 제도적 견제장치를 마련 한다면, 이것은 아마 이명박 정부가 한국경제에 남길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유산이 될 것이다. ---------------------------------------------------------------------------------------------[이명박정부 3년 평가와 남은 2년의 과제 - ③] MB정부 3년 평가 및 향후 국정운영 방향 조동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명지대 교수) I. 이명박 정부 3년 평가 이글의 목적은 이명박 정부 3년을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제언하는 데 있다. 이명박 정부 3년 평가는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 국민의 인식에 기초해 적기(摘記)한다. 복수의 여론조사를 종합할 수 없기 때문에, ‘특정언론 매체(한국경제신문)’의 여론조사를 인용한다. 여론조사결과는 soft data(연성데이터) 이지만, 큰 흐름을 포착하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적 성과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다. 그러나 경제지표에 충실하면, 그렇게 인색한 평가를 내릴 이유는 없다. 우리나라는 2010년에 6.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2002년 이래 최고의 성장률인 것이다. 그리고 OECD 국가 중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G20을 유치했다. ‘경제적 성과’와 ‘국민의 인식’ 간의 괴리는 왜 존재하는가? 향후 국정운영 방향은 이 같은 괴리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최소한 성과만큼 인정받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러려면 포퓰리즘의 유혹을 뿌리치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 MB 정부 3년에 대한 평가 O ‘3년간 살림형편’에 대한 전반적 평가 - ‘살림살이가 3년 전에 비해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소수(14%)이다. O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잘못한 분야: - 이명박 정부가 가장 잘못한 분야로 ‘경제’가 꼽히고 있다. - 1위 경제(26.8%), 2위 정치(15.9%), 3위 남북관계(13.6%), 4위 부동산안정(13.2%), 5위 교육(7.0%) 6위 복지(0.2%) 등이 뒤를 잇고 있다. O 경제관련 과제 우선순위 - 현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물가안정'(51.6%), '일자리 창출'(16.8%), '전세난 해결 등 주거안정'(14.0%) 순이다. 이는 생활고, 취업난, 전세대란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O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에 대한 평가 -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 정책 기조는 유지되지 않고 있다. - ‘공정사회’도 부작용이 많을 것이란 응답이 주를 이루고 있다. O 친서민정책에 대한 평가 - 친서민정책(미소금융, 취업후 상환 학자금대출) 평가도 인색하다. 잘못했다(69.2%)가 잘했다(19.9%) 보다 훨씬 많다. - 보금자리주책 정책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다. 보금자리주택 정책이 민간의 주택공급을 위축시킨 데다 최근 전세난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MB 정부의 ‘경제적 성과’와 ‘국민 인식’ 간의 괴리 O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가 인색한 것은, 국민들 상당수가 심정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공감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 출범 초기 지나치게 ‘경제 대통령’을 자임한 것도 악수(惡手)가 아닐 수 없다. 심리적 거부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 이명박 정부에게, 친서민정책에 대한 여론동향이 우호적이지 않은 것은 매우 충격적일 수 있다. ‘친서민정책’ 같이 특정 계층에 대한 ‘친’은 여타 계층에 대한 ‘반’을 시사하므로, 반시장적인 정책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 국정지지도를 결정하는 것은 ‘친(親)서민정책’ 같은 담론이 아니다. 관건은 생활정치이다. 즉 서민을 중심에 놓고 정책을 짜겠다는 공언(公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활형편이 실제 개선되는 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다. 수많은 친서민정책은 ‘전세대란’ 이라는 쓰나미에 그대로 휩쓸릴 수밖에 없다. -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정책아이콘이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버렸다. 차라리 ‘마켓 프렌들리’란 개념으로 발전시켰어야 한다. - 공정사회도 이명박 정부의 철학적 기반으로 자리잡았다고 보기 어렵다. ‘기회균등’ ‘약자에 대한 배려’ ‘공직자에 대한 높은 도덕성 요구’ 라는 순기능보다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적인 정책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 MB정부의 패착 O ‘실용주의’에 대한 패착 - ‘실용주의’는 ‘좌파가 우 클릭’할 때 쓰는 용어이다. 좌파의 실용주의 노선인 ‘제3의 길’이 그 사례이다. 소수파가 다수파를 우회하고자 할 때 쓰는 말이다. 홍위병들의 격랑 속에서 ‘흑묘백묘’를 말했던 덩샤오핑(鄧小平)이 실용을 말했다. - 전폭적인 지지 속에 탄생한 이명박 정부가 실용주의를 말한 것은 최대의 실책이다. 자칫 "원칙은 아무래도 좋으니, 돈만 벌면 된다“는 천민적 속성을 드러낸 것이다. O ‘공정사회’의 부메랑 - ‘공정사회’는 기득권층의 호응이 따라야 성공할 수 있다. 공정사회는 헛돌고 있다. 치열한 문제 제기와 성찰과정을 생략하고, ‘철학 부재’란 비판을 일거에 잠재우기 위해 ‘공정사회론’을 급하게 ‘화두’로 던졌기 때문이다. 공정사회는 좌파개념이다. 차라리 책임사회, 신뢰사회를 화두로 던졌어야 했다. - 정의와 도덕이 통치수단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 자유가 도덕의 본질인 것이다. O ‘소통과 화합’에 대한 곡해 - ‘소통과 화합’은 왜곡될 소지가 있다. 그만큼 소통과 화합은 정략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 -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소통이지, 차이를 없애는 것이 소통이 아니다. 화합도 ‘공존’을 의미하는 것이지, ‘일체’가 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소통부재 비판은 다분히 ‘정략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여기에 말려든 것이다. - 레이건 대통령과 대처 수상이 소통에 실패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분명한 정책철학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정책과 이념 그리고 가치를 국민과 소통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념과 가치에서 일관된 지향점이 없으니 소통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II. 이명박 정부 향후 국정운영 방향 ■ 원칙을 바로 세워야 - 이명박 정부가 비교적 잘 수행했다고 하는 대북 외교 분야도, 여론조사는 긍정적이지 않다. 하지만 “북한이 핵 폐기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대화나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대북원칙에 대해서는 찬성(58%)이 반대(27%)보다 많다. 원칙을 분명히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 친시장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기업과 대립각을 세워서야 - 친시장의 초심으로 돌아가, 국가의 시장개입을 자제해야 한다. 최근 기름값, 통신요금을 둘러싼 불필요한 대립을 줄여야 한다. 정부가 벌이는 ‘물가와의 전쟁’은 시대착오적이다. 경제관료가 자신이 회계사 출신이라며, 원가를 분석해 보자는 식의 언행은 바람직하지 않다. ‘폭리 논쟁’은 “가격은 원가에 이윤을 더해 정해진다”는 대단히 잘못된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줄 수 있다. 어설픈 폭리논쟁은 겨우 숨죽인 ‘반(反)기업정서’를 디시 불러일으킬 뿐이다. ■ 재정건전성을 유지해야 - 무상복지, 보편적 복지 담론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 현재 시점에서 우리나라 복지재정은 과소하지 않다. 2011년 정부의 복지 예산은 86조로 총지출 대비 28%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국방비와 교육비를 합친 것보다 많으며, 복지재정의 증가속도는 오히려 우려할 정도이다. - 저출산, 고령화로 현행 복지제도를 유지한다고 가정해도 복지수요는 팽창하게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통일에도 대비해야 한다. 지금 당장, GDP 대비 복지재정 규모가 OECD 평균(19.5%, 한국은 9.5%)에 못 미친다는 주장은 그리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 자본주의는 ‘무산(無産)국가’이다. 국가의 능력이 무한대일 수 없다. 따라서 복지에도 ‘원칙’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 ‘무상복지’가 아닌 ‘복지확충’이며,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복지재원의 ‘누수’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 “기준과 자격을 정해 필요한 최소의 곳에 충분한 지원”을 해 실제 자립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복지에 안주함으로써 패자 부활전의 의미가 퇴색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보장제도의 “사회보험, 공적부조, 사회서비스”의 틀을 지켜야 한다. 사회보험은 수익자 부담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세금을 통한 무상복지는 필히 국가부채의 증가를 초래한다. ■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 이명박 정부가 초심에서 벗어난 것은 인기를 쫒았기 때문이다. 친서민, 실용, 공정사회 모두 포퓰리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중요한 것은 그렇다고 국민의 지지를 얻었느냐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 - ‘친서민적 정책사고’ 또는 ‘친서민 모드’는 문제가 없지만 ‘친서민정책’은 다르다. - 미국발 금융위기로 되돌아가 보자. 경기가 침체되면 우선 영향을 받는 집단은 서민과 중소기업이다. 따라서 정부가 할 일은 효과적인 정책조합을 통해 경기침체를 빨리 벗어나는 것이다. 경기를 부양하고 그 온기가 퍼지도록 하면 된다. 경기회복, 경기부양이라는 가치중립적인 경제용어을 쓰면 된다. 경기를 관리하는 것이 최고의 친서민정책이다. - ‘약자에 대한 배려’, 친서민, 공정사회 등, 감성적인 용어의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스스로 돕는 자를 국가가 도와야 한다. 그리고 복지는 근본적으로는 패자부활을 돕는 ‘배려’이지 ‘권리’가 아니다. ■ 책임정치의 전통을 세워야 : 책임정치가 소통이다 - 대통령은 문제만 제기하고 뒤로 빠져서는 안 된다. 세종시 문제도 대통령이 책임지고 풀었어야 했다. 국회에다 처리해 달라는 것은, 문제를 제기만하고 책임을 떠넘긴 것이다. - 과학기술벨트도 세종시 수정안에 들어 있었던 것이다. 세종시 수정안이 무효화되었기 때문에 과학기술벨트는 사실상 무효화된 것이다. 이를 바로 짚었어야 한다. 표를 겨냥해 충청권 유치를 공약했지만, 과학자들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좋겠다는 처신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
[이명박정부 3년 평가와 남은 2년의 과제 - ④]
이명박정부 정치/사법분야 개혁 과제 김민호 (바른법제사법센터 소장/성균관대 교수) Ⅰ. 개혁과제의 기본방향 1. 정치분야 이명박정부 집권 후반기 정치분야의 핵심적 과제는 ‘우파정권 재창출을 위한 기반조성’이다. 국민들이 대통령의 리더십과 정부정책을 신뢰할 수 있도록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는 정치를 하여야 한다. 믿음을 주는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첫째, 집권초기에 표방하였던 정책기조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고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둘째, 집권세력들이 뼈를 깎는 자기반성을 통하여 도덕적 재무장을 철저히 하여야 한다. 셋째,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인사를 하여야 한다. 넷째, 국민들이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 특히, 요즘 세간에는 이른바 ‘보은인사’를 해주어야 하는 대통령의 주변사람들이 너무 많아 해당분야 경력이나 전문성은 따질 겨를도 없이 자리다툼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소문이 진실인양 떠돌아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2. 사법분야 사법분야는 권력분립의 원칙상 대통령의 의지만으로는 개혁을 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국민생활에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분야일 뿐만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사법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이명박정부가 집권 후반기에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야가 바로 사법개혁이다. 특히 공정사회라는 시대정신이 강조되면서 가장 공정해야하는 사법시스템이 오히려 가장 불공정하여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믿는 국민들이 너무나 많다. 사법분야 개혁의 핵심과제는 ‘권위주의적 사법시스템의 타파’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국민들이 전문가의 도움이 없이도 사법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사법절차와 사법구제시스템을 정부의 민원처리시스템처럼 개방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둘째, 사법분야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는 전관예우나 터무니없는 변호사 수임료 등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야 한다. 셋째, 법학전문대학원의 도입에 따라 변경이 불가피한 판사와 검사의 임용시스템을 조속히 확정하여 불확실성을 조기에 제거하여야 한다. Ⅱ. 분야별 개혁과제 1. 정치자금 (1) 소액후원금 법인ㆍ단체의 기부금지는 단체의 정치자금 기부를 통한 정치활동이 민주적 의사형성 과정을 왜곡하거나 선거의 공정을 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며, 단체의 정치적 의사표현은 방법에 따라 정당·정치인이나 유권자의 선거권 행사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제한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 소액 후원제도의 취지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오로지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애정이나 지지만으로 후원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돈만을 후원하자는 것, 그 이상의 돈은 당연히 부정한 의도가 개입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법인ㆍ단체의 정치자금 기탁 반대, 다만 실제 의정활동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국고 지원을 현실화하는 방안 강구할 필요가 있다. (2) 선거보전비용의 환수 국민의 세금으로 선거비용을 보전받은 당선자가 선거법위반 등의 이유로 그 직을 잃게 될 경우 재ㆍ보궐선거를 치루어야하는 바,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재ㆍ보궐선거 비용이 1,200억 원 이상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선거법, 형법 등을 위반하여 유죄판결을 받아 공직당선자가 직을 잃게 되거나 다른 공직후보자로 출마하기 위해 공직을 그만 둔 경우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환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당해 공직자를 공천한 정당에 대해 지급한 국고보조금을 일정액 환수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2. 국회선진화 (1) 입법지연 2011년 2월 15일 현재 국회 상임위 또는 법사위에 계류 중인 법률안이 6,555건이나 된다. 따라서 이러한 입법지연을 막기 위하여 상임위 심사의 기간, 절차, 위원장의 직권상정, 법안발의의원의 본회의 상정요구,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등에 대한 제도적 개선방안 연구 필요하다. 법안의 체계와 자구에 대한 심사를 법제사법위원회가 아닌 국회법제처(행정부의 경우에는 이러한 기능을 법제처가 수행) 등과 같은 기관에서 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2) 위헌/헌법불합치결정법률 개정절차개선 헌재의 위헌결정 등으로 효력이 상실된 법률의 제·개정안이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 내에 위헌 법률 전담 팀을 설치하거나 위헌결정 등이 내려진 법률에 대해서는 법제사법위원회가 법률의 제·개정 및 폐지를 전담하도록 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 검토 필요하다. 3. 사법개혁 (1) 공위공직자 비리수사 공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팽배하다. 이에 대한 문제해결의 대안으로 공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신설하거나, 특별검사를 상설화하는 방안 등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공수처나 상설특검을 도입ㆍ운영할 경우 제도도입의 취지를 살리는 순기능보다는 옥상옥에 따른 수사의 지연, 검찰과의 갈등 심화, 이들에 대한 통제장치의 미비 등 문제점이 더욱 클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검찰조직의 개편과 형사소송법 등의 정비를 통하여 검찰조직 내에 정치적 중립성이 담보될 수 있는 특별수사부를 설치ㆍ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물론, 현행 검찰조직 내에 이러한 업무를 담당하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검찰총장의 직접적인 지휘를 받고 있어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기가 곤란하다. 인사와 수사권 등이 법무부나 검찰총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될 수 있는 방안이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2) 전관예우 고위 법관이나 검사에 대한 전관예우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슈가 아니다. 근래에 들어 특히 공정사회와 연계되어 그 어느 때보다 전관예우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법관, 검찰총장, 헌법재판관 등이 취임 시 “향후 퇴임 후 3년간 변호사의 직을 수행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자율적으로 하도록 하는 관행을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러한 것을 법률로 제한 할 경우 위헌시비에 휘말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법제도보다는 관행화 여론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만약 자율서약을 하지 않을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어렵게 하는 등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아울러 부장 판사, 부장검사 등 고위직 법관이나 검사에 대해서는 수임료 상한제도를 변호사회 자율규약으로 규정하도록 여론 압박을 할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