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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문제 정부가 나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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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25 |
| 탈북자문제 정부가 나서라 탈북자 문제가 동북아시아의 외교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4월 25명의 탈북자들이 국내외 NGO의 도움을 받아 베이징주재 스페인 대사관에 기습적으로 진입한 사건이후 이미 20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중국내 외국 공관에 뛰어들어 그토록 바라던 한국행을 실현하였다. 지금까지 외국공관에 진입한 탈북자들을 인도주의 원칙으로 처리하였던 중국이 유독 한국공관에 진입한 탈북자들의 처리문제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였으나 이들도 뒤늦게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한편 한국공관에 아들과 함께 진입한 원모씨를 중국 보안요원들이 강제로 연행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외교관과 기자에게 폭행을 가하는 장면이 텔레비전 영상을 통해 전 세계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은 이 사건에 대해서 사과는커녕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공안은 한국대사관 영내에 무단 진입한 사실도 없으며 오히려 한국 외교관들이 중국 공안당국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것이 올림픽개최를 앞두고 있으며 21세기 동북아시아의 맹주를 꿈꾸는 대국의 태도인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이제 탈북자문제 차원을 넘어서 한 나라의 주권과 외교공관의 불가침성을 규정한 국제법의 근본조차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적반하장식 태도가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음에도 우리정부의 대응은 너무나 조용하기만 하다. 혹시 월드컵 열기 속에 슬그머니 이 문제를 덮어 버리자고 하는 것이나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제 우리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이러한 사태가 불거진 원인과 향후 대책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탈북자문제만 나오면 국익과 '조용한 외교'를 강조하며 여론을 무마하기 급급해왔다. 생존의 유일한 희망을 안고 한국공관을 찾았던 수많은 탈북자들이 몇 만원의 돈을 쥐어주며 등을 떠밀던 한국외교관의 대응태도를 증언하고 있다. 어떤 외교관은 "당신들이 한국에 세금 한푼 낸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였다 한다. 1999년 '7인 강제송환'사건 당시 러시아 외교관은 우리나라 기자들에게 "한국정부가 진정으로 탈북자문제를 풀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하였다. 정부의 탈북자문제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는 북한을 자극하여 혹시라도 남북화해협력의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는 논리로 대변되었다. 또 중국이 싫어하는 일을 자초하여 국익에 하등 도움될 게 없다는 실리적 인식도 뒷받침되어 왔다. 그렇다면 정부의 소극적 대응이 가져온 결과는 무엇인가? 백주에 자국 공관에 들어온 탈북자를 불법적으로 강제 연행해 가고 이를 저지하려는 외교관이 폭행당하는 장면은 우리에게 이제 탈북자문제는 '조용한 외교'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예시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조국을 사랑하고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남의 땅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고 살고 있는 동포들이 있다. 이들은 사지 속에서 우리들의 도움을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 이제는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중국정부의 안하무인식 태도의 이면에는 혹시라도 '너희 정부도 원치 않는 탈북자들이 아니냐'는 무언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원웅 (관동대교수.북한학) 출처 - 세계일보 2002. 6. 25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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