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 자료 > 보도자료

	[데일리안] 로마 북한인권국제회의를 다녀와서
	2006-07-26
북핵 등 관련 ‘동북아판 헬싱키 모델’개발 국제적 공감대 형성 [데일리안 김영호 기획위원/성신여대교수] 지난 7월 12일 역사적인 도시 로마에서 북한인권국제회의가 개최되었다. 지난해 와싱톤 회의를 시작으로 서울, 브뤼셀 회의를 거쳐 네 번째로 개최되는 이번 회의는 미국의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와 이탈리아의 초국적 진보당(Transnational Radical Party)이 공동으로 주최했고 한국에서는 이인호 전러시아 대사를 단장으로 인권운동가, 학자, 종교인, 탈북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이 참석했다. 초국적 진보당은 이름과 달리 정당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일반적 시민단체와 유사하지만 일부 회원들이 이탈리아와 유럽 의회에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진보당은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유럽 사회에서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해온 단체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진보당은 북한 인권 문제를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유럽 의회가 적극적인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유럽인들은 뭇솔리니와 히틀러의 파시즘, 스탈린의 전체주의 하에서 유태인 학살과 수용소 군도의 극악한 인권 탄압 사례들을 경험했기 때문에 세계의 인권 문제에 대한 그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회의에 참여한 이탈리아 정치인들은 타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않는 나라는 언제든지 자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무시할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번 로마 국제회의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상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일차적 목적이 있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탈북자들은 자신들이 겪은 인권 침해 실상을 국제사회에 고발했다.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등에서 온 참석자들은 21세기 개명천지에 어떻게 저런 인권 유린과 탄압이 존재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또한 이번 회의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상을 국제사회에 있는 그대로 널리 알림으로써 북한 지도자들로 하여금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해 전향적 조치들을 취하도록 국제사회가 연대하고 협력해 나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이번 회의의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군사적 개입이나 전통적 외교를 통한 대북한 인권 개선 노력에는 뚜렷한 한계점이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시민단체와 활동가들이 북한 인권 실상을 널리 알리고 연대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특히 시민단체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새로운 의제(agenda)를 설정하고 그것을 각국 정부가 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시민들을 각성시키는 것이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이번 로마 회의를 계기로 각국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더욱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열악한 인권 상황에 처해 있는 북한 주민들에 대해 국제사회의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북한 주민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데 또 다른 목적이 있었다. 이번 회의에 증언자로 참석한 한 탈북자는 로마 회의에 참석한 세계 각국 사람들의 북한 인권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목격하고 탈북자들 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도 결코 외롭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카톨릭의 본산지 로마에서 개최되었다는 점을 감안하여 북한의 종교 탄압과 관련된 주제들도 심도 깊게 논의되었다. 한기총의 박요셉 목사는 북한 내에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북한 당국의 탄압을 피해 비밀리에 기도 모임을 갖고 있다는 증거들을 제시하여 참석자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또한 ‘천주교 북한인권과 민주화를 위한 기도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현욱 전의원은 역사에는 침묵할 때와 말할 때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지금은 한국 교회가 북한의 종교 자유와 인권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말할 시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 교회가 북한에게 수백억의 돈을 지원해 주었지만 북한 동포의 인권과 종교의 자유 및 북한 교회의 재건에 관한 한 상황은 개선된 것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우리 종교계가 진정으로 북한의 인권과 종교의 자유를 위해 훗날 더 크게 후회하기 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번 회의에서 이인호 전러시아대사는 우리 동포인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를 우리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국제사회에 호소해야 하는 데 따르는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북한 인권 문제가 국제문제화될 때까지 나몰라라 하고 있고 그 이후에도 유엔인권결의안 표결에 불참하거나 기권표를 던지고 있는 노무현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정부의 대북한 인권불감증은 우리 국익에도 반하는 행위이다. 북한 인권 문제를 무시함으로써 향후 유사시 북한에 대한 한국의 국제적 발언권은 매우 약화될 뿐만 아니라 외교적으로 고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제 북한의 인권문제가 국제적으로 공론화되면서 국제사회는 북핵 문제와 같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구소련과 동구권의 안보와 인권 문제를 동시적으로 다룬 ‘헬싱키 협정’의 모델을 따라서 북한 인권문제와 핵 문제를 함께 다룰 수 있는 새로운 ‘동북아판 헬싱키 모델’이 개발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 이번 로마 국제회의는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와 같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인권 문제를 동시적으로 고려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데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