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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 재개정 與野합의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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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1 |
| 사학법 재개정 與野합의 기대한다 여야 원내 대표들의 이른바 산중(山中)회담으로 국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국민에게 기쁜 소식이 될 것이라는 발언은 유감스럽게도 우리를 별로 기쁘게 하지 않는다. 선진국의 제대로 된 국회 운영 모습을 보여줄 것을 애당초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가 국회 안에서 다시 가동될 것이라는 당연한 소식에, 국민이 감동할 것이라고 믿는 정치인들의 낮은 의식 수준은 그저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들 뿐이다. 예정된 국회 회기가 시작되면, 개정된 지 얼마되지 않은 사학법이 그 효력도 발생하기 전에 다시 개정 논의의 대상이 될 모양이다. 다시 개정할 법을 처음부터 왜 제대로 만들지 못했는가 하는 근본적 질문은 이제 시기적으로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늦었지만 올바른 방향의 법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사학법 개정의 최대 쟁점은 사학의 자율성 보장 문제다. 국가가 사학 운영에 개입하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과, 그동안 비리 사학재단의 경험이 자율성을 인정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러 국가의 강제적 개입을 필요로 한다는 주장의 대립이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러한 인간의 자율성에 대한 논란은 철학의 오랜 주제이기도 하지만, 구체적 문제 해결 수단인 법이나 정치 차원에서도 오랜 과제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우리나라 사학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묘안이 입법으로 나타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학법은 우리나라 사학에 대한 국가의 정책적 방향을 보여주는 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국가의 큰 틀에서의 정책적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에, 사학법의 내용은 헌법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하고 일관성이 있어야 하며 사학 전체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일 필요가 있다. 일시적인 문제나 일부 대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 틀이 바뀌는 법의 모습은 법의 권위나 효율성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 연말에 통과된 개정 사학법의 내용 가운데, 적어도 개방형 이사제의 도입은 국가가 강제할 내용은 아닌 것 같다. 개방형 이사제의 도입이 물론 일부 비리 사학재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의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가의 강제적 권위로 그리고 모든 사학에 대해 의무적으로 이 제도를 도입케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 제도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비교한다면, 오히려 사학의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가 더 많아 보이며, 다른 대안적 수단을 통해서도 해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위헌성 주장의 비판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일부 사학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획일적인 국가적 개입의 수단을 선택하는 것은 오히려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학의 자율적 운영을 보장하는 것은 사학을 실질적인 교육의 중심체제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중요한 사학법 이념의 하나라고 보아야 한다. 이는 사학에 대한 국가의 재정적 지원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쉽게 부정할 수 있는 내용이 돼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새로 시작하는 여야의 정치적 타협에서는 사학의 자율성 보장이라는 근간을 흔들지 않는 범위 안에서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재개정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사실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지나치게 법 내용에 반영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야당이 제시할 예정이라는 사학법 재개정안의 내용은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만을 반영한 정략적인 것이어서는 안될 것이며, 여당 또한 재개정 논의에 합의한 이상 또다시 국회가 공전되지 않도록 성실한 자세로 협의해야 한다. 만일 여야가 다가올 선거를 의식하여 정치적 지지표만을 계산한 내용으로 법을 재개정하려 한다면, 또 한번의 산상회담으로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류지태 (고려대 교수·법학) 출처 - 문화일보 2006. 1. 31 포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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