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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귀족노조의 명분없는 파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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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9 |
| 항공 귀족노조의 명분없는 파업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노동조건 개선, 그리고 고용안정을 목표로 노동자들이 구성한 단체다. 개별 근로자들은 작업조건의 안전성이나 회사의 이윤 크기 등에 대해서 충분한 지식을 가지기 어렵고, 개별적으로 작업을 거부하는 것은 기업에 큰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에 노동조합을 만들어 임금이나 고용 문제를 두고 단체 협상을 하게 된다. 노동조합은 노동의 독점적인 공급자가 되기 때문에 회사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고학력이나 전문기술을 가진 근로자들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이 대체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에 전문직이나 기술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은 특히 막강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조종사·의사·중장비기사와 같은 직업들이 전형적으로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면서 마땅한 대체 인력이 없기 때문에 파업은 어느 나라에서나 큰 위력을 가진다.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일정 부분 필요한 것이지만 지나친 실력행사는 노동조합의 지위, 나아가 근로자들의 지위를 약화시키고 국민경제에 큰 위협이 된다. 투쟁을 통해 임금이 일시적으로 생산성을 넘어설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업들이 노동을 대체할 수단을 찾고 비조합원이나 외국인 근로자들을 선호하게 되어 파업이 궁극적으로는 고용과 임금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런 장기적 결과 때문에 노동조합 운동은 점점 약화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200년 이상의 노동조합 역사를 가지고 있는 영국에서도 1979년 이후 노동조합은 쇠퇴를 거듭하고 있다. 영국 경제의 불경기가 노동조합을 약화시킨 가장 큰 원인이지만 정부와 시민들이 노동조합에 호의적이지 않았던 것도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영국 총리이던 대처는 노동조합의 파업에 강력한 정책을 폈었는데 노동조합의 잦은 파업에 염증을 느끼던 영국 국민들이 지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의 파업은 외국인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우리 경제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정도를 넘어선 노동투쟁은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의 원가상승으로 이어져서 국제시장에서 우리 상품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사양 산업이나 한계기업들에는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한다. 다국적기업 네슬레(Nestle)가 한국에서 철수할 뻔했던 것도 오랜 노사분규의 영향이었고, 대우자동차가 외국회사에 넘어간 것도 결국은 노사분규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자동차 왕국 미국에서 자동차 산업이 몰락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외신이 전해지고 있다. 미국 자동차 산업 몰락 가능성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가 미국 자동차 노조의 강력한 힘과 그에 따른 과도한 임금과 근로자 복지제도 때문이라고 한다. 전통적으로 조종사 노동조합은 대체 근로자가 없기 때문에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런 점을 이용하여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조종사의 파업은 항공사와 조종사 노조의 문제만은 아니다. 한국의 항공 산업이 경쟁체제가 아니기 때문에, 파업이 일어나면 시민들은 마땅한 대체 교통수단을 찾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조종사들의 파업에 의한 피해는 대부분 국민에게 돌아간다. 시간을 다투어 출장을 가야 하는 비즈니스맨이나 납기일을 지켜야 할 수출 화물이 파업으로 시간을 지킬 수 없을 때 그 불편함이나 피해는 엄청나다.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파업은 설득력이 없어진다. 이런 불편이 이어지면 외국 항공사들의 자유로운 국내 취항을 허용하게 되고 노동조합에 대한 법적인 제약이 가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루 빨리 대한항공 노사가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김진영 (강원대 교수·사회교육학) 출처 - 문화일보 2005. 12. 9 포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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