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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파문이 남긴 교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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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5 |
| MBC ‘PD수첩’ 파문이 남긴 교훈 MBC가 일요일(4일) 오후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과 관련한 보도를 하면서 ‘PD 수첩’ 제작진이 취재윤리를 위반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함으로써 보름 가까이 계속돼 온 양측 간의 공방이 일단 진정된 것 같다. 그런 가운데 미국의 시사잡지 ‘타임’은 12월 5일자 최신호에서 올해의 의학계 뉴스를 커버스토리로 다루면서, 황우석 교수팀이 성공한 배아줄기세포를 최대의 뉴스로 꼽았다. 물론 최근의 언론 보도로 인해 그의 명성이 추락했다는 사실도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이번 쟁점은 이미 국제적 관심사로 떠올라 있다. 과학계 일각에서는 자칫 어렵게 쌓아 온 우리의 과학연구 성과가 한꺼번에 의심받고 무너져 버릴 여지가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민들 역시 그동안 매우 혼란스러웠다. 지난 6월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에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이 발표된 이후 11월 22일 MBC의 ‘PD 수첩’ 보도가 나갈 때까지, 황 교수는 불치병을 해결하고 한국 과학의 우수성을 보여줄 국민적 영웅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MBC ‘PD 수첩’ 팀이 수많은 네티즌과 나머지 언론들의 일방에 가까운 비난에도 불구하고,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과정에서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으로 난자를 구한 사실을 밝혔다. 과학에서 한번도 1등을 해보지 못한 우리였기에 과정보다도 줄기세포를 만든 결과만이 중요했는데, 뒤늦게나마 과정과 배후를 취재해서 이를 보도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PD 수첩’은 언론의 중요한 명제인 사회적 감시기능을 이행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MBC 스스로가 인정했듯이 이 과정에서 취재원을 협박하고 자신들의 취재 방향에 부합하도록 그들을 유도한 크나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점이다. 또한, 황 교수가 스스로 일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직을 사퇴하는 등 ‘PD 수첩’의 보도로 인해 그동안 간과했던 과학에서의 생명윤리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움으로써 ‘PD 수첩’은 그 역할을 충분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우려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계속적인 여론몰이를 시도했다. 특히, 과학은 과학으로 검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PD 수첩’은 이미 세계 과학계가 인정한 황 교수의 연구 성과에 대한 진위를 다시 가리려는 시도를 함으로써 스스로 자충수를 둔 것이다. 우리는 언론이 원칙을 벗어나면 아무리 중요한 사실을 밝혀내도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한번 확인했다. 이번 공방의 과정은 MBC뿐만 아니라 나머지 언론사들의 소아병적 보도 자세에도 많은 교훈을 남겼다. 그동안 MBC와 갈등을 가졌던 일부 언론은 쟁점의 진위를 밝히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은 채, MBC 흠집내기에만 혈안이 되어 네티즌들의 뒤에 숨어 교묘하게 이들을 부추기고 승전보를 전하는 방식으로 여론을 몰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과학 보도에 대한 전문성의 부족, 생명윤리에 대한 방향성 및 대안 제시 실패로 스스로 공신력을 잃어 버렸다. 문제는 이제부터이다. 언론은 사회적 어젠다가 제기되면 중심을 잡고 차분히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인터넷 같은 감각적인 매체가 네티즌을 중심으로 한쪽으로 몰려간다면, 신문과 방송 같은 전통적인 매체는 보다 심층적이고 객관적인 내용을 담아내야 한다. 이번 논쟁을 통해 황우석 영웅만들기가 가져온 파문이 얼마나 컸는지를 뼈저리게 느낀 만큼 지금부터라도 차분하게 배아줄기세포 기술이 가져올 긍정적인 면과 함께 개선해야 할 점을 지적, 국민들에게 올바르게 인식시켜야 한다. 언론 보도는 절대 제로섬 게임이 아님을 명심해야겠다. 성동규 (중앙대 교수·신문방송학) 출처 - 문화일보 2005. 12. 5 포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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