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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압승' 이후의 한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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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12 |
| '고이즈미 압승' 이후의 한반도 일본 중의원 선거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480석 정원 중 296석을 차지해 단독으로 과반수 의석을 초과 달성했고, 연립정권 파트너인 공명당의 31석을 보태면 327석으로 헌법 개정에 필요한 정족 의석수 3분의 2 이상까지도 확보하는 대승이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독도 문제 등 보수 우익적 행동으로 심기가 불편한 한국이나 중국은 정권이 교체되기를 은근히 바랐지만 일본 국민은 독선적 정치스타일로 ‘외로운 늑대’라는 별명을 가진 고이즈미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렇다면 고이즈미 정권은 향후 일본을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가? 우선, 집권 자민당의 혁신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고이즈미 총리 이전의 자민당은 몰락 직전 상황이었다. 경제대국 일본을 만드는 데 공헌한 자민당의 업적은 인정되지만, 이미 한계에 이른 자민당의 파벌정치와 정체성은 국민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고 고이즈미 총리 직전의 모리 총리는 9%의 국민지지도를 기록할 만큼 해체 위기까지 몰렸었다. 우정민영화 사업이 참의원에서 부결되고 중의원 해산이라는 정치 도박에서 승리한 고이즈미는 자민당 내 기득권 세력을 지원하는 우정분야의 사업을 민영화해 자민당 내 기득권 세력의 힘을 빼겠다는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으로 ‘외교는 영점’이라는 비난을 불식시키기에는 일본 국민의 고이즈미에 대한 지지는 대단히 견고했다. 변화를 바라는 일본 국민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 주는 자신있는 정치 스타일은 일본 국민에게 먹혀 들었고, 내년 9월로 임기가 종료되는 고이즈미 총리의 임기연장론까지 대두되는 상황이어서 정치개혁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요미우리 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선거에서 고이즈미에 표를 던지지 않은 무당파층도 고이즈미의 강력한 리더십에 희망을 걸고 우정민영화 사업 이외의 정치개혁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고이즈미 총리는 중국과 북한 견제의 국방정책을 강화할 것이다. 2004년 말 발표된 신방위계획대강에서 중국을 공개적으로 가상 적으로 겨냥한 일본은 이지스(Aegis)함에 2007년까지 SM-3 미사일을 장착해 본격적인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에 나설 것이다. 미국과 함께 미사일 방어체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는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을 의식하여 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변국의 이런 저런 눈치 볼 것 없이 첩보위성을 중심으로 한 정보대국, 그리고 업그레이드한 F-15 전투기를 중심으로 첨단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일본의 군사력이 북방 홋카이도에서 중국 경계를 위해 남쪽 규슈 쪽으로 옮겨 가고 있는 상황이다. 끝으로, 미국과 일본의 동맹을 근간으로 한 외교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 이후 가장 사이가 좋다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의 미일동맹은 일본의 군사력이 해외로 뻗어 나가는 데 힘을 합해 나갈 것이고 이는 일본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드높일 것이다. 특히,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 및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 것이고, 일본의 보수우익 세력을 더욱 결집시키게 될 것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외교는 재임기간이 길어지면서 보수 우경화의 일본이 더욱 견고하게 구축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러한 역사적 흐름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로 굳어가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역사의 전개과정에서 중국과 일본의 세력 경쟁이라는 구도를 촉진시키게 될 것이고, 이는 한반도가 어떠한 외교책략을 가져야 하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해결책은 국력을 신장시키고 동북아의 평화창출 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는 것이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국제정치학) 출처 - 문화일보 2005. 9. 12 포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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