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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소득 제자리인데 부담금만 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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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6 |
| 실질소득 제자리인데 부담금만 는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정부가 이것저것 씀씀이를 늘리면 국민부담이 늘어나고 국민이 쓸 돈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국민이 쓸 돈을 정부가 관리하고 대신 쓰는 형상이다. 최근에 재정 지출은 늘었지만 민간 소비가 저조해서 경기 침체의 원인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참여정부는 재정 확대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사회적·경제적 여건이 변해서 재정의 역할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정부는 당초부터 ‘작은 정부’를 약속하지도 않았다는 것이 고위 정책담당자의 주장이다. 실제로 재정의 손길이 필요한 분야는 크게 늘고 있다. 경제의 성장동력과 고용 창출을 확충하고 교육·주거·의료 등 국민의 기본수요를 충족시키며 고령화·저출산에 대비하는 등 재정이 지원해야 할 분야는 많다. 우리 경제·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통일 비용을 준비하는 데도 막대한 재정 지출이 요구된다. 이렇듯 정부가 역할을 확대하다 보니 그 부담은 국민이 질 수밖에 없다. 경기 부양을 위해서도 정부는 감세정책을 통한 민간 지출을 늘리는 것은 반대하고 오직 재정 지출 확대만을 고집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납부한 국민부담금(세금＋사회보장기여금)은 398만원이었다. 올해에는 더욱 늘어서 435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 이후 국민부담금은 해마다 평균 9.3%씩 늘었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0%에 그쳤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교역조건 악화 탓에 실질 GNI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앞으로 국제유가가 더 오를 경우 하반기에는 GNI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도 있다. 국민의 소비 여력은 전혀 늘어나지 않는데 정부 지출은 늘고 세금과 준조세 등 국민부담은 큰 폭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지출이 늘어날 때 지출의 성과와 효율이 유지되느냐가 문제이다. 지출 증대에 따르는 정부 서비스의 양적 증대뿐 아니라 질적 수준이 문제라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민부담률은 24.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7.5%보다는 아직 낮다. 따라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다. 그러나 정부 지출 확대에 따른 국민 부담 능력의 한계와 정부의 낮은 효율성 및 방만한 지출의 비능률이 우려된다. 작은 정부 내지 건전 재정을 강조하는 이유는 우선 정부 지출의 낭비를 줄이자는 것이다. 재정 규모를 일율적으로 줄임으로써 비능률적이며 불요불급한 지출은 줄이자는 것이다. 또한 방만한 정부는 국가의 역할을 지나치게 확대해서 시장이 수행할 수 있는 부분까지 정부가 개입, 규제할 우려가 있다.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개입, 낭비와 비능률은 경제의 활력을 위축시킨다. 따라서 사회복지 투자가 성장잠재력 확충에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분배를 중시하는 정책이 경제 성장을 균형 있게 활성화하기보다 위축시킬 가능성이 큰 것도 방만한 정부의 비능률 때문이다. 정부의 역할 증대는 방만한 재정 지출을 초래하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세금이 크게 늘어나며 재정적자 및 국가 부채의 확대를 불가피하게 한다. 참여정부가 국토 균형 발전을 내세워서 전국의 땅값을 올려 놓고 부동산 투기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도 부동산 관련 세수를 확충하기 위한 조치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는데 세금만 크게 늘리는 것은 앞으로 국민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다. 참여정부가 재정의 역할 증대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 지출의 성과와 효율을 높여야 한다. 이와 아울러서 국민의 부담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경기 회복을 서두르고 경제 성장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가 사회복지 분야의 지출을 확대하고 분배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무엇보다 정부 지출의 능률 향상과 경제 성장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비능률과 낭비를 초래하는 정치논리와 대중 인기영합적인 정책은 경계해야 한다. 참여정부는 절반 남은 임기 동안 침체한 경제를 회복시키고 책임감 있는 정책을 펼쳐 나가는 데 진력해야 할 것이다. 이재웅 (성균관대 교수·경제학) 출처 - 문화일보 2005. 9. 6 포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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