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 보도자료
 |
북한인권 더이상 침묵말라 |
|---|---|
 |
2005-09-06 |
| 북한인권 더이상 침묵말라 국가인권위원회의 ‘탈북자 증언을 통해 본 북한 인권 실태조사’ 용역 보고서의 공개를 계기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보고서 내용에는 탈북자 75%가 “공개처형을 목격했다”는 등의 충격적인 증언이 들어 있다. 지난해 북한이 ‘대중용 법전’을 공개하는 등 사회주의 법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김일성·김정일 유일지배체제를 운영하면서 미국 등 서방 세계와 적대관계를 유지해 온 북한의 인권 상황이 매우 열악한 것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조용한 외교’ 차원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다소 소극적으로 대처해 온 것이 사실이다. 유엔 인권위원회에 상정된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불참하거나 기권한 것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전략적 판단에서 내려진 결정으로 보인다. 이는 민족의 생존권이 걸린 북핵 문제 해결이 북한 인권 문제보다 우선한다는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다뤄 나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족의 생존권과 북한 주민의 인권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민족의 생존권이 담보돼야 인권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라크 전쟁에서 확인했듯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지 못하고 전쟁의 참화가 한반도에 불어닥치면 우리 민족 상당수가 최소한의 기본적인 인권도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북한 인권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한 우리의 ‘전략적 사고’는 먼저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북한의 개혁·개방 환경을 조성해서 경제난 해소와 민주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북한 인권 개선은 외부 압력도 중요하지만 민주화 등 내부 동력이 뒷받침돼야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북한인권법 발효와 인권특사 임명에 대해 북한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북한은 핵 문제와 인권 문제를 미국이 제기한 ‘고립압살정책의 두 기둥’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를 공식 제기할 경우 남북 관계는 경색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 인권 문제 제기는 중국·러시아 인권 문제와 연관되는 사안이어서 이들 국가와의 마찰도 감수해야 한다. 지난해 6월, 북한이 3차 6자회담에서 미국의 ‘구체안’에 합의하고도 1년여 동안 6자회담과 남북 대화에 나오지 않은 것은 인권법 제정 때문이다. 최근 4차 6자회담을 재개하기로 하고도 아직 구체적 날짜를 잡지 못하는 데는 미국의 인권특사 임명과 을지포커스렌즈 연습 등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같이 북한의 인권 문제 제기에 대한 반응은 매우 과민하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이 문제는 정부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유엔 등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 차원에서 다루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한미 양국의 역할 분담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북한인권법과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등을 통해서 북한에 압력을 넣어 ‘정상국가’로의 변신을 유도하고, 한국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북한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대북 지원과 관련한 분배의 투명성 확보 등을 통해 북한 인권 개선 활동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 6월 10일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거론됐다. 우리 정부도 미국과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개선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당장은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우리 정부당국이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거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에 대한 의사표시를 해야 할 때를 대비해 연구를 지속해야 할 것이다.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매년 상정하고 있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참여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정부 차원의 북한 인권 문제 거론이 어려운 현 단계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직·간접으로 북한 인권 개선에 대해 거론하는 것도 적극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북한학) 출처 - 세계일보 2005. 9. 6 시론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