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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아니라 경기회복이 시급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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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5 |
| 연정 아니라 경기회복이 시급하다 많은 국민이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때보다 살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데, 경제에 어두운 청와대 참모들이 일부 개선된 경제통계를 들먹이며 바른 소리를 하는 경제 전문가들을 힐난하고 국민을 향해 강변하는 모습은 참으로 적반하장이다. 대다수 서민과 중소기업인들이 살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이유가 최근 발표된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의 급락 현상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실질 GNI는 일반적으로 발표되는 경제성장률인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달리 우리 국민의 생활 수준, 즉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이 지표는 실질 GDP에다 우리 수출품 한 단위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물량을 표시하는 교역조건의 변화를 고려하고, 외국인이 국내에서 벌어간 소득은 차감하며,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벌어들인 소득은 더함으로써 우리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 국민이 버는 돈의 실질 구매력이 떨어지면 생활 수준이 떨어질 것은 뻔한 이치다. 그런데 참여정부 출범 후 지난 몇 년간 이 실질 GNI 증가율이 그러잖아도 저조한 경제성장률보다 지속적으로 낮았을 뿐 아니라 2004년 1분기 이후 계속 하락하더니 급기야 지난 2분기엔 0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모든 우리 경쟁 상대국들이 비약적인 성장을 할 때 우리의 생활 수준만 이렇게 제자리걸음을 한다면 심각한 일이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경제 자체가 제대로 성장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그 외에 우리 수출품의 가치가 하락하는 반면 석유를 포함한 수입품의 가치는 올라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유가의 급등 현상은 우리 교역조건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악재이다. 이 외에도 배당금, 해외여행 유학 경비를 포함하여 외국으로 나가는 소득이 급증한 것도 주요 이유이다. 이러한 현상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 국민의 생활 수준을 높이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먼저 경제 성장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밖에 석유를 포함,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을 상쇄하기 위해 평소에 준비하고 우리 수출품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에너지 자원의 대외의존도를 낮추고 기업의 투자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외국인이 가져가는 소득보다 우리가 외국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이 더 많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 기업과 사람의 경쟁력을 키워야 하고 해외 소비를 국내 소비로 돌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지난 몇 년간 세계 경제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쟁 상대국들에 비해 훨씬 저조한 경제 성장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참여정부 남은 기간에도 경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경제를 버릇처럼 별 탈 없다고 하면서 별 명분도 없는 연정에 목숨을 걸고 있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감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며 이 제안의 진정성을 믿어 달라고 하지만 지난 2년반 동안 지역간·계층간 갈등을 고조시키고 포퓰리즘 정책과 코드인사로 국정 운영을 해온 이 정부의 진정성을 이제 와서 믿을 국민은 별로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가치관과 국정 운영 철학의 차이는 그대로 둔 채 야당을 끌어들여 잡탕정부를 만들기보다는 시장과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 대통령 주변의 오기로 똘똘 뭉친 참모들을 내보내는 것이 급선무다. 그런 다음 경제 활성화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전과 자타가 인정하는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을 등용하여 모든 계층과 지역을 아우르는 국론통합적인 국정 운영을 해 나가는 것이 경제도 살리고 참여정부도 사는 길이다. 그 길만이 지속적인 경제 침체로 고통받는 서민 빈곤층을 진정으로 돕는 길이기도 하다. 나성린 (한양대 교수·경제학) 출처 - 문화일보 2005. 9. 5 포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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