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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파업, 경제발목 잡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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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2 |
| 항공파업, 경제발목 잡는다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 파업이 지난 17일에 시작된 이후 국제선과 제주를 제외한 국내선이 결항하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쟁의대책위원 26명도 18일 이후 간부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항공사 파업은 단순히 관광객들이 관광을 못하는 정도에 그치는 게 아니라, 주요 출장 일정이 취소되고 수출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미국과 싱가포르, 홍콩 등으로 수출하려던 삼성전자, LG전자 반도체의 LCD, PDP와 휴대전화 230여톤도 인천공항에 묶여 있다. 항공기 운항 결손의 피해는 열차와 마찬가지로 승객의 피해보다 화물 운송 지연에 따른 피해가 더 크다. 이는, 항공 운송의 20% 이상이 화물이라는 점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노사분규에 의한 결항도 보상제외 사유에 해당되어, 환불은 가능하나 손해 배상은 받을 수 없게 돼 있다. 항공은 공익사업에 해당한다. 이번 사태의 경우, 조정이 이뤄졌으나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아 조정이 중지된 상태이다. 21세기 디지털시대에 항공사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항공사의 파업이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심각하다. 따라서, 항공사업을 필수공익사업의 범주에 넣는 것이 옳다. 나아가 공익사업의 경우, 긴급조정이 가능하나 이런 전례가 없었다. 즉, 법이 사문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항공사업에서는 매년 파업의 조짐을 보이거나 실제 파업이 발생하고 있다. 조종사 노조의 파업과 관련, 우선 정부가 항공 노조 파업이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적극 조정에 임하지 않고 이를 노사간 자율교섭에 맡기고 있다는 점은 유감이다. 최근 노사정위원회와 노동위원회에서 양대 노총이 탈퇴한 상황에서 정부가 조정 역할을 포기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사용자의 경우에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연봉을 1억2000만원이나 받는 조정자들의 파업이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하리라는 판단 아래 적극적으로 교섭에 임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항공사업이 서비스 업종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성수기에 파업을 하는 것은 고객을 담보로 파업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특히, 대한항공에서 간부들이 파업을 계속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동차 노조의 경우에도 선진국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연대 파업을 자주 했었다. 노조가 회사와 상생관계를 유지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경쟁사가 파업할 경우 그 반사적 이익을 극대화하여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선진국 노조의 전략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나라 노조원들은 ‘회사=나’ 라는 직장에 대한 몰입도가 매우 낮다고 볼 수밖에 없다. 조종사노조 파업이 해결되기 어려운 이유는 조종사노조가 회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하는 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조종사노조는 연간 운항시간을 1000시간으로 해줄 것, 토익 630점 이상 규정의 폐지와 탑승 전 음주약물검사의 폐지를 요구하고 있고, 교섭에 임하는 노무 관련 임원을 교체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외국 항공사의 경우 끊임없는 경쟁력을 키우고 구조조정을 하는 항공사는 살아 남고 그렇지 못한 회사는 시장에서 도태된다. 항공사의 경우 업무들이 서로 연계돼 있어 특정 부서(수하물 처리 부서 등)가 파업하는 경우에도 항공 업무가 마비된다. 그동안 항공업계에서는 조종사들이 파업하면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없어 이들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주는 것이 상례화하다시피 했다. 이제 우리 항공업계도 고유가(高油價) 시대를 맞아 보다 고객에게 친절하고 회사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노사가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시점이다. 김재원 (한양대 교수·경제학) 출처 - 문화일보 2004. 7. 22 포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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