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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투기자본 횡포 막으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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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0 |
| 외국투기자본 횡포 막으려면 정부와 한국은행은 미국 금리가 올라서 마침내 국내 금리와의 역전현상이 나타나도 별로 개의치 않는 것 같다. 국내외 금리 차가 지금보다 훨씬 큰 폭으로 벌어지기 전에는 대규모 자본이동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가 생각보다 금리에 민감하지는 않은 것 같다.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투자가 단순히 국내외 금리 차 만을 바라고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최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SK(주)와 경영권 다툼을 벌여 온 소버린이 SK(주) 지분 14.8%를 전량 매각한다고 한다. 그럴 경우 소버린은 당초 1768억원을 투자해서 2년여 만에 8000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남기는 셈이다. 수익률로 따지면 세계적인 저금리 추세에도 불구하고 약 400%에 달한다. 이렇게 볼 때 외국자본이 단순히 몇%의 금리 차 때문에 이동한다는 것은 너무 순진한 생각이다. 단기투기성 외국자본은 대부분 수익률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단순투자보다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경영권 위협을 통한 주가 조작으로 투자수익의 극대화를 노린다. 이런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도록 하고 투명 경영, 재무구조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도 적지 않다. 그러나 과도한 적대적 M&A 등은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초래하고 외국 투기자본에 과도한 이익을 넘겨주는 반면 기업과 국내 투자자에게는 부당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최근에도 소버린뿐 아니라 삼성물산 경영권 위협으로 거액을 챙긴 헤르메스, 헤지펀드, 사모투자펀드 등은 전형적인 단기투기자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표면적으로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윤리적 경영, 신뢰 등을 경영권 위협의 명분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실제로는 국내 기업을 끊임없이 협박하고 그린메일 등으로 바가지를 씌우며, 여론 환기를 통해서 본격적인 주가를 조작하고 시세차익을 챙긴다. 또한 이들이 경영권을 인수한 경우에는 기업자산의 과도한 분할처분, 대규모 인력 감축 등으로 기업의 장기안정적 수익 확보보다 단기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1%에 달한다. 특히 한국이 동북아 경제허브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더욱 대규모의 외자 유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가 모두 건전하고 생산적이며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만 주는 것은 아니다. 단기자본은 물론 일부 장기자본도 지역사회 기여에는 무관심하고 수익률 극대화에만 관심이 있다.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위한 노력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외국 자본이라고 해도 국내의 경제정책, 금융감독, 시장 거래 질서 등에 비협조적이거나 무임승차를 일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외국 자본의 부작용이 있다고 해도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외국 자본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지 않기 위해서 국내 기업도 지배구조를 더욱 개선하고 윤리경영에 앞장서며, 재무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외국 자본의 기업사냥이 모두 불법적인 것도 아니며, 정부가 지나치게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SK(주)가 소버린의 경영권 위협을 받은 것도 분식회계와 부실한 계열기업 지원 등으로 허점이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업의 노력과 함께 국내의 법과 제도, 그리고 정부의 경쟁정책도 국제기준에 맞추어야 한다. 특히 국내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지나치게 규제해서 차별이나 역차별이없도록 해야 한다. 외국 자본의 유치가 지극히 중요한 만큼 그 부정적인 효과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재웅 (성균관대 교수) 출처 - 세계일보 2005. 7. 20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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