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하나 더 낳기

3월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0년 인구주택 총 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이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라고 할 수 있다. 출산 감소와 인구 고령화는 노동 인력 공급의 부족을 악화시킴으로써 경제활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는 이미 일본과 프랑스 등 선진국들에게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후생성 산하 국립사회보장 인구문제연구소가 27일 발표한 ‘장래인구 추이’에 따르면 2030년 일본의 노령인구가 30%에 육박할 것이라고 한다. 이보고서는 앞으로 진행될 고령화가 국가경제의 발목을 잡고, 국민연금 등과 같은 사회보장비용의 급증을 초래해 궁극에는 일본 경제의 기반을 침식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많은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 역시 출산율 저하가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프랑스의 출산율 저하는 피임 기술의 발달, 낙태의 합법화 등의 원인이 있겠지만 자신의 편안함 만을 추구하려는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이 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일 것이다.

우리사회에서도 연금 혜택을 받는 퇴직자들의 수는 늘어나는 반면, 분담금을 내는 경제활동 인구의 수가 감소하게 됨으로써 재정적자가 발생해 결국에는 국가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추측이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가족 공동체를 중시하는 문화적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 공동체의 근본 뿌리를 가족으로 간주하고 있다. 하지만 가족 공동체가 붕괴되면 전체 사회 공동체마저 붕괴될 수 있다 이 같은 우려스러운 상황이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에 우리 눈앞에 현실로서 펼쳐질 수 있음을 인구주택조사는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가정에는 보통 2~3명의 자녀가 있었고 가정에서 형제, 자매간의 우애를 통해 사회질서를 배웠다. 그러나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아이가 1명만 있거나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상상을 초월한 육아비용, 엄청난 교육비용 그리고 취업주부의 경우 시댁이나 친정이 맡아 길러주지 않은 한 탁아소, 어린이 집 등을 전전긍긍해야 하는 현실이 직장과 병행해서 육아를 책임지기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를 어떻게 낳고, 기를 것인가가 걱정인 나라에서 ‘자녀 하나 더 낳기’ 캠페인을 벌인다는 것이 현실성 없는 사치행각으로 치부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구감소가 엄청난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전에 사회 전체가 아이 키우기를 지원하는 사고방식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아이들의 맑은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그리고 젊은이들의 일하는 모습이 보이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었으면 한다. 이 과정에서 자녀를 하나 더 낳을 수 있게 여건을 갖추여야 함은 물론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모성보호법 개정, 출산 휴가 현실화, 육아시설 정비, 질 높은 교육 등 관련된 모든 문제의 해결에도 앞장설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안진석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