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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6자회담 성공하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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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1 |
| 4차 6자회담 성공하려면… 북한이 7월 말 제4차 6자회담을 개최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1년 1개월간의 긴 정체기를 마감하고 북핵해결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전격 발표한 것은 6월 17일 김정일·정동영 면담에서 김 위원장이 밝힌 7월 중 6자회담 복귀 약속을 실천하는 의미에서 ‘주동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북한은 지도자 중심의 유일체제로 지도자가 7월을 6자회담 재개의 목표시점으로 밝힘에 따라 관련 일꾼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지도자가 국제사회를 향해서 공언한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리더십의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북한은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에 대한 미국의 사과가 전제돼야 6자회담에 나올 수 있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주권국가 인정과 침공의사 없음’에서 명분을 찾아 회담에 복귀한 것이다. 북한의 회담복귀 선언으로 한국의 ‘적극적 역할’이 돋보이게 됐다. 북한이 6자회담 복귀와 관련한 선물을 누구에게 줄 것인가가 관심사였는데, ‘6·17 면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한 약속을 실천함으로써 북핵해결에서 한국 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북한이 인정한 것이다. 북한이 남북관계 원상회복과 동시에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한 것은 북한 역시 남북관계 진전과 북핵해결 노력을 병행 추진하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미국중심의 국제사회 압력으로부터 북한이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중국과 한국이 압력조절장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월 10일 북한의 핵보유와 6자회담 불참 선언 이후 한·중 양국은 북한에 강한 우려를 전달하고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특히 중국의 대북압력은 내부자원이 고갈된 북한으로서 견뎌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이 미래의 중국 안보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어느 나라보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였을 것이다. 4차 6자회담의 재개는 북핵해결의 새로운 프로세스의 시작을 의미한다. 미국은 3차 6자회담에서 내놓은 ‘구체안’과 한국이 제안한 ‘중대 제안’ 등을 반영하여 수정된 구체안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핵보유선언’을 통해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자 하는 북한은 3차 회담에서 합의한 ‘동결 대 보상’ 방식이 아닌 핵을 보유한 주권국가 대 주권국가 사이의 ‘핵군축 협상’을 하자고 할 것이다. 또한 북한은 핵문제를 북·미 적대관계 해소와 한반도 냉전구도 해체를 위한 포괄적 접근 차원에서 ‘선 체제보장 후 핵포기’ 주장을 지속할 것이다. 한편 미국은 핵문제에 한정해서 플루토늄 방식의 핵무기와 고농축 우라늄(HEU) 개발 등 현안을 ‘선 핵포기 후 관계개선’ 차원에서 다루려 할 것이다. 6자회담에서 북핵 해결의 진전문제는 그 과정에서 수반할 한반도 질서변화에 미국이 어떤 입장을 보이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냉전구조 해체에 따른 미국의 한반도에서의 전략적 위상변화를 적극 수용하느냐, 아니면 북한위협론 유지 하에 미일동맹 강화와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에 주력하느냐에 따라 6자회담의 결실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다. 미국과 북한의 이러한 근본적인 입장 차이를 고려할 때 4차 6자회담에서 북핵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이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6자회담 틀 내에서 북·미 양자협상이 가능하고 핵군축 문제와 HEU 문제가 핵심의제에서 빠질 경우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와 라이스 국무장관 등 부시 행정부 2기 현실주의 대북정책라인이 부시 대통령과 네오콘을 설득할 수 있는 전향적인 북핵해결의 구체안을 만들어 낼 경우 급진전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최고지도부가 한반도 비핵화를 김일성 유훈이라고 한 것은 북핵해결의 강한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이제 국제사회도 ‘불량국가’ 길들이기를 끝내고 ‘정상국가’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북한에 한번 더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북한학) 출처 - 세계일보 2005. 7. 11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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