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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략적 사립학교법 개정 안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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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3 |
| 정략적 사립학교법 개정 안된다 예로부터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했다. 그런데 지금 정부와 여당은 100년 앞을 내다보기는커녕 눈앞의 정치적 이익만 생각하는 듯하다. 역대 정권들이 그랬듯이 정략적 차원에서 이해관계 집단들의 눈치를 살피며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흥정하는 듯하여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정부·여당의 개정안을 보면 ‘학교법인은 이사 정수의 3분의 1 이상을 학교운영위원회 또는 대학평의회가 추천하는 인사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종교재단 사학은 종교적 건학 이념에 맞는 인사만 개방형 이사로 임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단서 조항을 둔다는 것이다. 종교계의 집단 반발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형평성을 무시한 법을 만들려 하고 있어 참으로 개탄스럽다. 현재 사립 초·중·고교와 전문대·대학은 1919개교(76.3%)이고 종교계 학교는 455개교(23.7%)이다. 전체 사학에서 일반 사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은 어떤 근거로 종교계의 건학 이념은 존중해 주면서 일반 사학의 교육 정신은 무시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결국 예전과 마찬가지로 교육 관계법마저 정치논리에 따라 좌지우지(左之右之)된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희망보다는 절망이, 발전보다는 퇴보만 있을 뿐이다. 1963년 사립학교법이 제정된 이래 지금까지 20차례 이상 개정됐다. 이것은 우리나라 사학 교육 행태(行態)가 잘못됐음을 단적으로 입증한다. 특히, 그동안 일부 사학들은 교육이 육영사업이란 본래의 목적을 망각하고 수익 사업으로 착각한 채 종교계 사학과 일반 사학 할 것 없이 족벌 경영은 물론 철밥그릇을 지키고자 온갖 부정과 비리를 양산해 왔음을 부인키 어려울 것이다. 지금도 이런저런 이유로 내홍을 겪고 있는 사학 재단이 적지 않다. 그리고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고 있는 사학으로서 사학은 개인 것이므로 주인이 모든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옳지 않다. 그런데 당초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학교운영위나 개방이사제 도입을 하고자 했던 것은 일부 사학의 족벌 경영 체제의 폐해를 줄이고 사학 경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결코 사학의 책임 운영 주체를 없애 버리고 집단 운영체제로 바꾸거나 ‘주인’을 홀대하면서 사학 경영을 일방적으로 통제하고 감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어찌하여 이중잣대의 법을 만들려 하는지 정부·여당의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까닭에 사학 재단과 교육 관련 단체 일각에서는 개정 사립학교법이 사학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등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회를 통과하면 헌법소원 제기는 물론 학교까지 폐쇄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여당으로서는 대선 등 각종 선거에서의 승리가 중요하겠지만 21세기 우리 교육을 우선적으로 염려하고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본래 취지대로 사립학교법은 정치논리가 아닌 교육논리에 따라 개정해야 옳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은, 종교재단 사학은 물론 일반 사학의 건학 이념과 자율성을 어떤 식으로든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사학 재단들이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놓고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매도하는 것도 여느 이익집단과 마찬가지로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칠 뿐이다. 따라서 지금 사학 재단들이 해야 할 일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정부·여당의 개정안이 사학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등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보다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 의지를 국민들에게 알려 이해시키는 것이다. 이윤배 (조선대 교수·컴퓨터공학, 한국정보처리학회 부회장) 출처 - 문화일보 2005. 6. 11 포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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