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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감 주는 공직자 비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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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7 |
| 좌절감 주는 공직자 비리 최근 고위 공직자의 비리 의혹 사건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유전 의혹 사건과 청계천 비리 사건에 연루된 고위 공직자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줄줄이 구속되고 있다. 유전 의혹 사건은 전모 자체가 어이없는 황당한 사건이고, 청계천 비리 사건은 그 이름을 무색하게 하는 혼탁한 사건이다. 앞으로 사건이 얼마나 확대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우리는 그저 검찰 수사를 지켜보면서 비리의 끝이 어딘지 지켜볼 뿐이다. 그렇지만 이들 사건에서 다시 공직사회의 부패가 얼마나 깊이 뿌리박혀 있는지 실감할 수밖에 없다. 또 이런 서글픈 현실은 대한민국이 부패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위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는 국가와 사회에 엄청난 부담을 지우고 국민에게는 심적 공황에 빠지게 하는 타격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국가는 공직사회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우리 헌법은 공무원에게 국민에 대한 봉사의무를 명시하고, 국가에 대해서는 청렴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직자윤리법을 제정하여 공무원, 특히 고위 공직자의 권리를 제한하면서 윤리적 공직 생활을 요구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하여 백지신탁제도를 도입하였고, 그것도 모자라서 공직에 있는 동안 부동산 재산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제도 도입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하여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이렇게 터져 나온 두 사건은 우리 모두를 허탈하게 한다. 더구나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공직사회의 비리 사건은 부패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국가의 의지를 무색하게 하고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또 공직자의 부정부패는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을 분노케 하고 좌절을 가져다주는 엄청난 고통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부패지수가 높은 나라에 속한다. 부패가 국가 이미지 제고에 얼마나 많은 악영향을 미치는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자신의 행위가 국민에게 허탈감과 분노를 가져다 주고, 국가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고 국가의 방향을 오도한다는 것을 부패 공직자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21세기는 국가 청렴도가 나라의 명운을 좌우하는 시대이다. 부패공화국의 끝자락에 서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은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비리를 척결하는 것이다. 국가는 국민의 의사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공직윤리의 확립을 위한 법과 제도 정비·운영하고, 준엄한 법의 잣대로 그 책임을 묻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나아가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로서는 자신의 정치적 중립성과 능력을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검찰에 대한 여러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공정한 수사를 통하여 이번 비리사건의 진위를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는 것이다. 사법개혁의 시대에 검찰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는 치유될 수 없는 불치병이 아니다. 그렇지만 공직윤리는 법과 제도만으로 유지될 수는 없다. 봉사자로서 공무원의 지위를 부여한 국민이 공직사회의 윤리와 기강을 바로 세울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무원 중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국민의 감시와 관심은 그들이 공직을 맡았을 때 초심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다. 투명하고 부정부패 없는 사회로 가는 길은 부패에 대한 국민의 철저한 감시와 법과 제도의 지속적 개선, 그리고 공직자 스스로 국민이 부여한 자신의 의무를 지키려고 하는 마음가짐이 어우러질 때 가능하다. 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헌법학) 출처 - 세계일보 2005. 5. 17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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