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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연금 부실회계부터 수술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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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8 |
| 공적연금 부실회계부터 수술을 기업의 허위 재무보고에 의한 금융기관의 부실대출이 외환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한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의 조치들이 도입됐다. 그 결과 금융권과 기업들의 재무제표 투명성은 훨씬 강해졌고 실제 발생된 금액은 물론이고 앞으로 발생될 개연성이 있는 위험에 대해서도 빠짐없이 부채로 계상하는 관행이 정착되고 있다. 이에 비해 정부부문이 부채를 계상하는 투명성은 초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국가의 부담으로 귀착된 항목들을 빠짐없이 계상한 재정보고서를 내놓지 않고 있어 국가부채 수준을 정확히 파악할 수가 없다. 정부는 바닥이 드러난 공무원연금 교원연금 군인연금 등의 특수직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7월 감사원이 밝힌 공적연금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말 현재로 특수직연금의 미적립 책임준비금은 182조원에 이른다. 연금 수급 대상자의 퇴직 시점과 생존 연수를 감안, 지급할 연금의 현재가치를 계산하여 책임준비금을 적립해야 하는데, 이를 고의로 누락한 것이다. 기업의 경우라면 부외부채에 해당하여 책임자가 민·형사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이미 바닥을 드러낸 특수직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시키겠다는 발상은 임시방편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의 경우 아직도 역사가 짧아서 납입하는 사람이 연금 수령자보다 많기 때문에 흑자가 발생해 2004년말 기금 잔액은 141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기금의 재무제표에 표시되지 않은 연금 수급 대상에 대한 지급준비금이 278조원이나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137조원의 적자를 안고 있는 잠재적 부실덩어리인 것이다. 국민연금을 이대로 방치해 두면 2047년에는 기금이 완전히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말하면 22세가 되는 청년의 경우는 불입한 연금을 모두 날리게 되고 25세가 되는 청년은 3년만 받고 끝낼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당장 자금 여력이 있다고 특수직 연금의 부족액을 국민연금에서 빼내어 쓰는 일은 공적연금 전체를 공도동망(共到同亡)의 길로 이끄는 악수가 될 수 있다. ‘국민연금 합법적으로 안 내는 법’이라는 책까지 출판되어 팔리고 있는 상황에서 부족한 국민연금을 공무원·군인·교원들이 먼저 챙긴다면 국민의 불신이 가중되어 연금보험료 거두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 분명하다. 특수직연금은 정부 씀씀이를 절약하여 재원을 마련, 건전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정도(正道)이다. 공무원의 정원 감축을 통해 연금 소요를 줄이는 일에도 힘써야 하고, ‘더 내고 덜 받는’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경우 소득에 비례하여 보험료를 내지만 소득 재분배 기능을 살려 평균개념으로 연금지급액을 계산하게 되는데, 현재의 ‘저부담 고급여’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가 어려운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부담은 상향 조정하고 급여는 하향 조정하는 연금 개혁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연금 개혁을 위해서는 연금의 수지와 재산 및 부채 상태를 투명하게 나타내는 회계보고서가 공시돼야 한다. 연금 개혁을, 자신의 연금을 수시로 따져보고 있는 공무원이나 국민의 표를 의식한 정치인들의 합의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공적연금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별기구를 설치하여 세대간의 갈등 요인을 미리 해소해야 한다. 연금기금 자금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 전문기관에 자금을 적절히 배분해 운영하도록 하고 수익성이 높은 기관에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정부가 저금리로 국민연금을 사용할 경우 이는 곧바로 기금의 재무제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도록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회계 기준에 따른 투명한 회계보고서가 마련돼야 한다. 연금기금도 넓게 보면 보험회사의 하나로서, 예상되는 연금 지급 의무를 부채로 계상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 교수) 출처 - 문화일보 2005. 4. 28 포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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