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 보도자료
 |
북한 인권, 국제 공조에 나서야 한다 |
|---|---|
 |
2005-04-18 |
| 북한 인권, 국제 공조에 나서야 한다 지난 15일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이번 결의안은 정치범수용소 등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에 우려를 표시하고, 고문방지협약 등의 비준·이행, 작년 결의안에서 채택한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의 자유로운 활동 보장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우리 정부는 작년에 이어 이 표결에서 기권하였다. “북한 핵문제 협의와 화해·협력을 지향하는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인권결의안 표결 과정에서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약식재판, 공개처형, 감춰진 수용소(The hidden Gulag)에서의 야만적 인권유린, 만성적 기아에 의한 사회적 약자의 희생 등으로 김정일 유일지배 체제하의 북한 인권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이를 반영하여 탈북(脫北) 난민이 폭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외교 문제도 가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남북한 관계의 특수성을 들어 경제 및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을 우선시하고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조용한 접근, 후차적 해결이라는 소극적 태도를 취해왔다. 하지만 대북 인권 문제 제기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자극하여 남북 관계를 경색시킨다는 관점은 정당하지도, 정확하지도 못한 일종의 패배주의적 판단이다. 북한 인권에 대한 외부자 개입 반대는 민족의 환상에 집착해 인권의 보편성을 유보하는 자가당착적 위선에 빠지게 된다. 인권은 이념과 체제의 차이, 피부색과 국경을 초월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인권침해가 심한 국가에 대한 ‘인도적 개입’은 국제법적 규범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우리 정부의 대북 인권 소극주의는 인권유린에 신음하는 동포의 처지를 우선시하지 않고 유일 지배자 김정일의 비위만을 생각한 결과가 아닌지, 인권에 대한 인도적 개입을 북한 정권 붕괴의 시도라고 단정하지 않았는지,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우파의 정치적 공세가 못마땅하여 고집을 부린 결과가 아닌지를 반성해야 한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과 비판은 당연할 뿐만 아니라 필요한 조치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 국가, 그리고 UN을 주축으로 전개되고 있는 북한 인권 문제의 국제화는 북한 당국에 상당한 외교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고 부분적이나마 북한 인권의 개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대북 인권 문제에 대해 전면적인 공세를 취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유엔 인권위원회 등 중립적 국제기구나 인도적 비정부기구 등과의 공조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공조는 우리 정부가 택할 수 있는 필요 최소한의 조치에 불과하다. 인권은 통일의 내포적 기반이다. 우리가 동포의 인권을 편의적으로 외면하고 김정일의 눈치보기에 급급한다면 이는 통일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분단 고정화’라는 헤어날 수 없는 역사의 큰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현 정부는 과거 우리 어두운 시기의 소위 ‘인권 사건’에 대한 교정·청산의 적극적 조치를 취하며 인권정부를 자임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우경화와 역사왜곡, 독도 망언에 대해 기왕의 조용한 외교를 버리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고강도의 규범적 대응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인권이 우리 내부의 과거사를, 그리고 이웃 나라의 망동을 비추어 교정시키는 거울인데 휴전선 이북 우리 동포의 인권 문제를 비추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이제 북한 인권에 대한 침묵의 사슬을 깨고 동포에 진정한 인권의 햇볕을 쬐이는 당당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구상해야 한다. 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출처 - 조선일보 2005. 4. 18 시론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