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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 보유' 성명은 총성 없는 공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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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5 |
| 北 '핵 보유' 성명은 총성 없는 공습 북한 외무성이 “핵무기를 만들었고, 6자회담 참가를 무기한 중단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한 2005년 2월 10일은 ‘총성 없는 안보적 공습일’로 기록되어야 할 것이다. 이전에 북한 인사들이 10여 차례 비슷한 수준의 발언을 하였지만, 이번 북한 외무성 성명은 발표 주체 면에서 그 의미를 달리한다. 이제 분단시대의 평화를 관리하고 통일을 이끌어 가기 위한 안보전략을, 북핵 보유를 전제로 하여 보강·발전시켜야 할 때다. 북한 외무성이 핵의 보유를 공식적으로 주장한 상황에서 평화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극단적으로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보유 핵무기를 폐기시킨 이후에 공존하는 방법과, 핵 보유를 기정사실로 인정하고 북핵과 공존하는 방법이다.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하여 우리 정부가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설정하고 있는 ‘북핵 불용(不容)’은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6자회담이든, 미·북간 양자대화든, 남북간 대화든, 북한 핵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북핵 불용하(下) 평화 관리’는 우리가 원하는 방법대로, 원하는 시기에 기대하기엔 어려운 상황에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북한의 핵보유를 전제로 한반도 평화를 관리하는 전략을 보강·발전시켜 강구해나갈 수밖에 없다. 첫째, 북한 핵무기의 전략적 사용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의 가장 중요한 요체는 북한당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의지를 무력화(無力化)시켜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군사적으로 사용할 경우 치명적인 보복을 받아서 체제 자체가 소멸할 것이라는 공포감을 북측 위정자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즉 우리측의 대량보복(massive retaliation) 능력을 북한에 과시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하게 발전시켜야 하며, 한미 연합 전력이 대량보복 능력을 보유함은 물론, 그것을 사용할 의지도 갖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둘째, 북측의 제한적 규모의 군사 도발에 대한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 북측은 핵무기 보유를 과신한 가운데, 제한적 대남 도발을 하더라도 남측이 치명적인 보복공격을 하지 못하리라고 오판할 수 있다. 냉전시대에 공산진영이, 미국이 개입하여 대량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고 야금야금 자유세계를 침식시켜 간 ‘살라미 전술’을 북측이 선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셋째, 핵무기의 군사적 사용에 대비한 방호훈련을 각급 군사훈련, 민방위 훈련에 강화해둘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안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지부터가 불확실한 만큼 더욱 그러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측이 실제 핵무기를 군사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을 일축한다. 그러나 북측 최고 정책결정자의 돌출적 의사결정 패턴, 핵무기 통제의 불안정성을 고려할 때 실제 사용할 가능성에 대비한 방호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핵보유를 공식 주장함으로써 분단의 평화적 관리뿐만 아니라 분단을 극복하는 데 반드시 얻어야 할 주변국의 적극적 협력을 얻는 데도 상당한 장애가 만들어졌다. 정부는 북한에 ‘핵 보유가 북한 및 한반도 전체의 재앙을 초래할 것’임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야 한다. 아울러 북한 핵무기 보유 현황에 대한 정보수집 능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북핵 불용정책의 주요 수단인 6자회담의 파국을 우선 막아야 하지만, 결렬에도 대비해야 한다. 회담이 결렬될 경우 최대의 피해국은 북한 당국이 될 수밖에 없음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야 한다. ‘핵보유 주장’이란 안보적 공습을 받고도 우리의 주식시장은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핵보유 선언일 다음날의 주식시장처럼 우리 사회의 안정을 담보받기 위해서는 북핵 보유를 전제로 한 안보적·군사적 대비가 더욱 튼튼하게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출처 - 조선일보 2005. 2. 14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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