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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제 양극화 인식 잘못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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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3 |
| 정부 경제 양극화 인식 잘못됐다 참여정부가 올해에는 경제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오랫동안 우리 국민 모두가 바라는 바였다. 그러나 경제에 올인하더라도 경제에 대한 기본인식이나 방법이 잘못되면 안 하는 것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대통령 신년사나 최근 국무총리의 발언에서 경제에 대한 기본인식이 잘못돼 있지 않나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그리고 최근 발표된 정부의 내년도 경제운용방향에서 경제를 살리는 방법이 잘못돼 있지 않나 하는 우려를 한다. 먼저, 대통령 신년사와 주변의 해석을 보면, 우리 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첨단산업과 전통산업, 수도권과 지방, 정규직과 비정규직, 고소득계층과 저소득계층 간의 양극화이고 이 양극화가 사회갈등을 초래함으로써 경제를 어렵게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동반 성장을 통해서 이 양극화를 적극적으로 해소함으로써 경제 성장을 이루고 우리 사회의 문제를 풀어가려 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 인식의 근본적인 오류는, 양극화란 현상은 시장경제에서 항상 있는 현상이고 그것이 경제침체기에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된다는 점을 모르고 양극화를 문제의 원인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활성화돼 있는 동안에도 양극화가 발생하지만 모두가 함께 성장하기에 생활고라든지 기업파산 같은 고통이 수반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가 침체되면 고소득층이나 대기업 등 기왕에 축적된 부가 있는 계층들은 어려움을 견뎌낼 수 있지만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은 당장 빈곤과 기업 파산의 나락으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 경제의 심각한 문제는 양극화가 아니고 그 양극화를 사회 문제로 떠오르게 한 경제 침체이고, 그 결과로 나타난 양극화 현상에 대한 우려는 경제 성장과 활성화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섣부르게 양극화를 해결한다고 미시적인 분배 위주의 정책을 취한다면 그것은 근로 의욕과 투자 의욕을 꺾음으로써 경제를 더 침체시키고 소외계층을 더 어렵게 할 뿐인 것이다. 다음으로, 국무총리가 2007년 대선에서 여당이 필승할 수밖에 없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3년 뒤쯤엔 경제가 살아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었다. 이것은 경제에 대한 매우 아마추어적이고 정략적인 인식으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시장경제에서 경기가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경기 사이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 순환은 높아진 국민소득 수준에서 발생해야지, 지금처럼 낮아진 국민소득 수준에서 또는 국민소득 수준의 추세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발생하게 되면 우리 경제는 계속 추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참여정부 출범 첫해의 경제성장률이 당초의 목표치인 5.7% 달성에 성공한 상태에서 경기순환이 있을 경우와 실적치인 3.1%로 추락한 다음의 낮아진 국민소득 수준에서 진행될 경기순환을 비교해 보면 총리의 발언이 얼마나 무책임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올해 경제 운용 방향을 보면 경제성장률 5% 달성을 위해 한국판 뉴딜정책과 벤처 활성화를 포함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정부가 주도적으로 경제를 살리려 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 활성화란 어디까지나 민간부문이 주도하는 것이고 정부의 역할은 그것을 위한 기본 여건을 만들어주는 데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분위기와 제도를 만들어주는 것이 급선무이다. 경제성장률 5% 달성은 목표가 돼선 안 되며, 경제 활성화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나타나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임기의 반환점에 다가가고 있는 이제, 우리 지도층이 경제에 대해 제대로 된 조언을 주변의 참모들로부터 받고 있는지를 심각히 되돌아볼 때가 됐다. 나성린 (한양대 경제학 교수) 출처 - 문화일보 2005. 1. 3 포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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