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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살리기’ 일관되고 유연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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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4 |
| ‘경제 살리기’ 일관되고 유연하게 정부는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 달성을 경제운용계획의 핵심과제로 삼고 있다. 이것은 해마다 노동시장으로 진입하는 신규 인력 40만명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서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이다. 그러나 작년의 경기 침체에 이어서 올해에도 성장률은 4%대에 그칠 전망이다. 게다가 내년에는 국내외 경제 여건이 올해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올해에 세계 경제는 30년래의 호황이었고 선진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도 대부분 호황을 누렸다. 오직 한국 경제만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을 돌이켜보면 내년의 5% 성장도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 지난 2년 동안 한국 경제는 저성장으로 실업이 늘고, 특히 서민 생활이 커다란 어려움을 겪었다. 분배를 개선하고 서민 생활의 질을 높이려는 정책이 오히려 서민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렇지 않다면 정부가 그동안 경제를 소홀히한 채 정치 문제와 개혁 과제에만 몰두했기 때문인지 모른다. 그 결과 우리 경제가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장기 불황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는 그동안 일관성 없는 정책과 지나친 규제 및 시장 개입으로 시장의 불안과 불확실성을 키워 왔다. 그런 가운데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진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는 크게 훼손됐다. 그러나 마침내 정부는 민생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의지를 확고히하는 것 같다. 내년의 주요 국정 과제를 경제 활성화로 삼고 여러 가지 정책 조정에 착수한다. 우선, 청와대 경제수석이 2년 만에 부활된다. 일각에서는 이것을 두고 참여정부가 그동안 소홀했던 경제살리기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는 경제정책 조정을 원활히하고 정책 혼선을 줄이며, 경제정책의 집행력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하겠다. 이와 아울러, 부동산 투기 억제 조치도 완화해서 수도권과 충청권 일부 지역을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했다. 이번 조치로 극심한 불황에 빠진 건설 경기가 살아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 억제라는 명분에 매여서 경직적으로 운영돼 온 부동산 정책에 상당한 유연성을 부여한 것이다. 최근에 얼어붙은 건설 경기는 마침내 건설사 부도사태를 낳고 아파트단지가 통째로 경매시장에 나오면서 영세 입주민들의 주거 문제가 위협받기에 이르렀다. 부동산 투기 억제와 건설 경기 회복의 상충되는 문제들은 유연한 주택 수급 조절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는 내년에 국가연구·개발(R&D)예산을 7조7868억원으로 올해보다 9.9% 늘려서 책정했다. 주요 신규 추진 사업은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조성, 대덕R&D특구 조성, 철도종합안전 기술개발, 종합해양과학조사선 건조 등이며, 정부 예산은 R&D 지원, 연구 기관 운영, 대학 연구 및 연구 기반 조성에 투입한다. 그동안 기업 투자가 부진해서 성장잠재력이 잠식될 우려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불황이라고 해서 기술 혁신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하면 미래에 살아 남지 못한다고 R&D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R&D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매우 바람직하다. 특히, 정부 투자는 민간 투자를 보완하고 민간 투자의 침체를 정부 투자로 대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밖에 정부 정책의 괄목할 만한 변화는 앞으로 초·중·고 학생의 5%에게 엘리트교육을 시키고 그 가운데 상위 1%에게는 영재교육을 시킨다는 것이다. 우수 인재를 제대로 양성하지 못하는 현재 평준화 교육에 대한 보완책이다. 이같은 정부 정책의 유연성과 확고한 정책 의지는 경제살리기의 성공적인 추진을 담보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 노력에 따라 우리 경제가 또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심각한 경제 불황을 극복하고 시급한 서민 생활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 좌고우면함이 없는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을 기대해 본다.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 출처 - 문화일보 2004. 12. 24 포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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