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 보도자료
 |
기업들이 한국 떠나는 이유 |
|---|---|
 |
2004-07-09 |
| 기업들이 한국 떠나는 이유 최근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한국 경제의 공동화 현상에 대한 우려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는 특히 제조업 분야에 집중되고 있으며, 이러한 우려가 나올 때마다 거론되는 것이 바로 중국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투자다. 즉, 현재와 같이 한국의 기업들이 국내 투자보다 중국에 대한 투자를 선호할 경우, 머지않은 장래에 한국의 제조업은 심각하게 황폐화되고 말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우려는 다분히 과장되어 있으며, 또한 현재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의 근원을 희석하는 분석이다. 비록 지난 수년간 한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가 꾸준히 상승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 그 절대적인 규모에 있어서 국내 투자를 대체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 2003년의 경우 한국 기업들의 대중(對中) 투자 총액은 실행 기준으로 약13억달러에 이르렀다. 반면, 국내 투자 총액은 약 227조원으로, 이는 대중 투자액의 100배가 넘는 규모다. 즉, 국내 총투자의 1%가 채 안 되는 금액이 중국에 투자되었다. 홍콩을 경유하여 투자된 금액을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한국 기업들의 대중 투자는 아직도 국내 총투자액의 2%가 넘지 않는다. 이 정도의 투자 규모 때문에 한국의 제조업이 심각한 공동화 현상을 맞고 있다는 주장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다른 선진국의 예를 보아도 한국은 아직 전체 경제 규모에 비해 해외 직접투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국가에 속한다. 또한, 한국 기업들의 대중 투자는 한편으로는 국내의 고용을 대체하는 효과를 지닌다. 이와 동시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도 한다. 즉, 중국에 진출한 많은 기업이 여전히 주요 부품 및 서비스를 한국으로부터 수입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효과로 인하여 대중 투자가 증가할수록 오히려 대중 수출이 증가하는 선순환의 고리가 관찰되고 있다. 대중 투자와 관련하여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점은 다음과 같다. 현재 중국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대부분 노동 집약적인 산업에 진출하고 있으며, 이는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이러한 산업의 경우는 이미 한국에서 비교우위를 상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어차피 구조조정을 겪어야 할 산업들이다. 오히려 이러한 산업들이 중국 진출을 통해 계속하여 경쟁력을 유지할 때 지속적인 이윤 창출이 가능하며, 이러한 이윤을 통해서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길 수 있다. 즉, 저부가가치의 사양 산업이 중국으로 이전되고, 보다 고부가가치의 신규 사업이 국내에 생성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현재 우려하고 있는 제조업공동화 현상은 일부 과장되고 또한 일부 왜곡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한국 경제가 우려해야 하는 점은 중국 진출을 통한 공동화 현상이 아니다. 경제적인 유인 요소에 이끌려서 중국에 투자하는 것은 대단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한국 경제의 산업 구조를 고도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투자 환경과 사회적 분위기에 불만을 가지고 한국을 떠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난다는 것이 더욱 우려되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이러한 흐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불확실한 국내 투자 환경으로 인하여 잔뜩 몸을 사리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어깨를 펴 주고, 이를 통해 점차 가라앉고 있는 성장잠재력을 회복해야 한다. 특히, 단순한 노동운동을 넘어서 점차 사회운동화하여 가는 노조의 활동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분배를 강조하면서 각종 사회적 기여를 강요하는 여론을 반전시켜야 한다. 이두원 (연세대 경제학 교수) 출처 - 문화일보 2004. 7. 7 포럼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