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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없는 성장 극복하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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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16 |
| 고용없는 성장 극복하려면 우려하던 고용 없는 성장이 현실화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새해 기자회견에서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이라고 밝혔을 정도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경제가 1% 성장할 때 1995년에는 새로운 일자리가 6만4000개, 2002년에는 9만4000개가 생겼지만 작년에는 3만6000여개에 그쳤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5∼6%가 되더라도 실업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불가능해진다. 실업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소비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고, 가계부채와 신용불량자 문제도 해결되기 어렵다. 고용 없는 성장은 향후 우리 경제에 구조적으로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정보기술산업 의존성이 확대되고 있는데, 이 산업의 고용 창출력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본과 노동의 경쟁에서 노동 경쟁력이 상당 부분 상실되었다. 지난 4∼5년간 자본의 가격인 이자율은 크게 하락하였지만, 노동의 가격인 임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였다. 자본에 대비한 노동의 상대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당연히 기업들은 노동 수요를 줄이게 되었다. 또한 국내외 노동 간의 경쟁에서 국내 노동은 상당 부분 경쟁력을 상실하였다. 우리 기업들은 국내 투자는 늘리지 않는 대신 해외에서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 기업환경의 불확실성 증대와 함께 국내 노동시장이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고용 증가가 미약한 성장’ 문제는 반짝 아이디어나 묘수를 동원하여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인 원인을 치유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먼저,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은 국내외 기업들의 국내 투자 확대임을 명심해야 한다. 기업투자가 확대되지 않으면 경제성장도 없고, 일자리 창출도 불가능하다. 기업투자를 저해하는 각종 정책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기업들을 정치적 공방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 최근 일부 대기업에서는 자기 자식이나 친척을 입사시키는 조건 하에서만 조기정년퇴직을 하겠다는 주장이 제기된다고 한다. 이렇게 경직된 노동시장에서 기업들은 신규인력을 뽑을 수 없을뿐더러, 뽑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노동시장의 진입·퇴출이 보다 유연화되어야 하고, 노동시장에서의 임금이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불필요한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반드시 필요한 규제는 강화하여 새로운 기업과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해야 한다. 기업들의 인력채용을 저해하는 과도한 준조세적 지출을 줄여야 한다. 결정권자들의 자의적 판단이 작동하는 각종 인허가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시장의 빠른 변화를 이해하기는커녕 따라오지도 못하는 일부 공무원들이 시장을 좌지우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제까지 수많은 일자리 창출 방안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내용을 모른다기보다 실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용 없는 성장의 가능성에 직면한 우리 경제에서 진정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경제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 강석훈 (성신여대 정치학 교수) 출처 - 세계일보 2004. 1. 16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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