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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해결 실마리 풀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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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05 |
| 北核해결 실마리 풀리나 2003년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서 보여준 ‘힘의 외교’로 북한을 굴복시키려 했고, 북한은 기존의 ‘벼랑 끝 외교’로 버텼다. 비록 북미가 대화의 테이블에서 대면하는 첫 3자회담과 6자회담이 열렸지만, 미국과 북한의 팽팽한 입장만 확인하는 선에서 끝나고 말았다. 2003년을 평가하면서 북한 노동신문은 “우리 군대와 인민은 대담한 공격정신과 견인불발의 의지로 중첩되는 난국을 과감히 헤치고 강성대국 건설에서 새로운 승리를 이룩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이 신의주특구 장관으로 임명했던 양빈(楊斌)이 중국에 경제범죄 혐의로 구속되고, 북·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시인으로 일본 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원성이 높아 과거 배상금을 요구하기가 어려워졌는데도 아무 착오나 실패가 없었다고 한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북한을 보면 미국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북한 민주주의’나 ‘인권’ ‘자유’ 등을 내세우면서 ‘정권교체’나 ‘국가개조’를 부르짖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급격한 북한의 변화는 한반도의 국제관계상 불가능하며, 만에 하나라도 잘못된다면 남북한 간에 엄청난 희생이 초래될 것이기에 우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천천히 북한의 체질이 변화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2004년 새해 들어 미국 조지 W. 부시 정부는 지난해 10월 거부했던 미국 대표단의 북한 영변 핵시설 시찰을 허용함으로써 제2차 6자 회담을 앞두고 북·미간의 대화 분위기가 바뀌고 있지 않는가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영변 핵시설에 대한 미국 대표단의 시찰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북한은 사용후 핵연료봉의 재처리 완료와 핵억지력을 확보했다는 발언을 해왔고, 지난해 10월 미국 대표단의 방북이 취소됐을 때 “대표단의 희망대로 핵 재처리 완료와 플루토늄 용도 변경 상황을 현지에서 보여줄 준비를 했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북한이 1∼2개의 핵무기를 가졌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 이번의 시찰단에 의해 그것이 사실로 판명된다면 북한 핵 문제는 새로운 차원으로 전환될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가 기정사실화된다면 제일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주변국들의 대북 강경대응이다. 우선은 일본이 핵무장을 서두르게 되고 주한미군이 철수했던 핵무기가 다시 반입될 것이며, 중국·러시아의 대북 경제봉쇄와 강경 대응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을 고립시키고 한반도를 핵전쟁의 위기로 내몬다는 점에서 가장 염려되는 시나리오이다. 그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미국이 현실을 인정, 제2차 6자회담을 개최해 북한의 핵무장 포기와 체제보장을 동시행동 원칙에 따라 일괄 타결하는 것이다. 만일 미국이 북한과 같은 ‘불량국가’와 불가침 협정을 할 수 없고 경제지원도 할 수 없다고 버틴다면, 6개국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들어 각국의 주권과 영토를 보장하는 다자간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동북아경제협력체’를 만들어 북한을 통과하는 도로 교통망과 에너지 수송망을 구축하는 등 중국∼러시아∼북한∼남한∼일본의 경제순환망을 구축하는 것도 대안이다. 경제분야의 활성화만이 북한의 경제지원을 포함한 6자 간의 윈·윈게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권오윤 (동국대 국제관계학 교수) 출처 - 세계일보 2004. 1. 5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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