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차 정책간담회 - 보훈과 반듯한 나라 만들기

- 일 시 : 2002년 5월 24일 17시

- 발제자 : 김시복 (전 보훈처 차관)

- 주 제 : 보훈과 반듯한 나라 만들기

- 대 상 : 일반인 및 사무국 직원

"우리 사회가 거꾸로 가는 것이 아닌가"

김영삼대통령 임기기간 중에 보훈처 차관을 역임했던 김시복 전차관(현, 경희대 교수)은 간담회의 첫 화두를 "우리 사회가 거꾸로 가는 것이 아닌가" 염려의 말로 시작했다. 이 사회가 기준이 없는 사회, 기준이 모호한 사회가 되는 듯한 안타까움의 심경을 표현했다.

김 전차관은 한국전 참전 기념탑 건립을 위한 한미공동준비위원장으로 미국에 한 달간 머물면서 보고 느낀 보훈정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부강한 나라 미국의 상징은 단연 백악관, 링컨 기념관, 알링톤 국립묘지 등을 들 수 있다. 특이한 것은 미국의 보훈처가 백악관 담장과 인접한 일급지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에서 보훈성 건물로 자리를 맞바꿈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성사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국가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배려하는 것이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정책임을 상징하는 것이다.

미국은 국가와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사람에 대해서는 어떠한 대가를 치루더라도 자국민의 유해를 본국으로 봉환하는 사례를 북한이나 베트남의 경우에서 찾아 볼 수 있으며, 국가 유공자의 장례식에는 나라에서 기본적으로 묘지 및 묘비, 관, 대형 성조기가 지원되며 의장대가 나와 엄숙한 추도 예배 예식를 거행한다 했다. 그리고 상이용사에 대한 의료 혜택을 위하여 연방정부 차원에서 일괄 운영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면면의 모습에서 보훈성의 위치를 짐작할 수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현충일과 같은 날이 미국에서는 5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기념되는데 그 행사는 고독하고 엄숙한 예식으로 그 나라의 수장이 직접 참배에 임한다. 이렇게 대제사장의 자격으로 호국영영에 대해 참배하는 것은 대통령에게만 주어진 특권이자 의무임을 설명했다.

이러한 예는, 통일 신라시대 때, '상사성'이라고 전쟁에 한 사람이 나가 죽으면 3대에 걸쳐 그 가족에게 국가에서 책임을 가지는 제도에서 찾아 볼 수 있으며, 우리 역사의 역대 왕의 교육과목중 하나인 '제왕학'에서는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사람에 대한 깊은 예우는 아주 중요함을 가르치고 있다 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나라 현실을 보면, 예전에 비해서 많이 나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보훈처에 대한 예산 심의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안타까움을 김 전차관은 내비췄다.

바로 여기에, 국가 경영의 노하우를 설명하면서 동티모르는 인구의 1/4가 죽으면서까지 독립국으로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의 싸움도 결국은 독립 국가를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김 전차관은 우리가 복을 받으려면 나라를 희생한 유가족에 합당한 예우, 가족의 부모님을 잘 모시고, 자식과 후손들에게 국가의 소중함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것이 우리사회를 바른 길로 가게 하는 원동력이 아닌가 결론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