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12일 창립총회

대학교수들을 주축으로 ‘중도·온건 보수’를 지향하는 대형 시민단체가 만들어진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공동대표 김진현 등)는 오는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이 단체가 만들어진 계기는 작년 4월 중립적 지식인 모임을 표방한 ‘비전@한국’의 창립이었다. 시민회의는 이 모임의 취지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활동의 ‘장’(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회의는 참여연대·경실련 등이 이끌어온 ‘2세대 시민운동’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반(反)하는 활동을 감시하는 일에 주력할 계획임을 밝혔다. 준비위원장인 김석준(金錫俊·이화여대 행정학) 교수는 “기존 시민단체들은 낙천·낙선운동과 의약분업 과정에서 중립성을 훼손하는 등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며 “침묵하는 다수 시민들의 입과 발이 되고, 이들이 발언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시민회의는 재벌개혁, 고교 평준화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다. 오너 중심의 독단적 경영과 정경유착 등은 척결대상이지만, 한국경제의 원동력으로서 재벌의 가치는 인정한다. 고교평준화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다.

시민회의에는 사회지도층 인사 다수가 참여하고 있다. 공동대표는 김 교수 외에 김진현 전 과기처 장관, 김태련(이화여대)·석종현(단국대)·송병락(서울대)·송복(연세대)·신용하(서울대)·유재천(한림대) 교수, 이석연 변호사 등이 맡는다. 남덕우 전 국무총리와 김종규(삼성출판사 사장)·사공일(전 재무부장관)씨 등이 고문으로 위촉됐으며 곽수일(서울대 경영학) 교수 등 31명이 준비위원이다.

서울 원남동 창곡빌딩에 마련된 사무실에는 조중근(53) 사무처장, 박찬철(53·전 해군 정훈감) 대외협력실장 등 실무진이 상근을 시작했다.

조선일보 사회면 2002. 3. 6

( 鄭佑相기자imagine@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