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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과 '인물 거품'에 대한 담론
2010-06-12
- '영웅 만들기'에 휩쓸리기 보단 '고른 평가와 애정'이 중요 - 개인을 영웅시하는 것도 도를 넘으면 역효과를 부른다했다. 요즘 '개인 영웅화 전략'이 상업주의와 맞물려 관련 산업은 물론 사회 전체에 '인물 거품'을 키우고 있다. 특히 스포츠 연예 시장이 개인의 몸값과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과대포장을 당연시 하다보니 '대중은 소외받고 동료는 저평가 된다'라는 비난까지 생겼다. 정치, 경제, 공공 분야에서도 집단의 이익을 위한 인물 거품과 과대 포장은 계속되고 있다. 월드컵 축구 응원열기가 한창이다.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각종 행사와 광고가 기업의 후원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유난히 한 명의 스포츠 영웅을 부각시키고 있다. 팀이 개인을 위해 존재라도 하는 듯 대한민국 축구가 한 사람의 영웅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듯 매스컴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사실 한국 축구의 영광과 성공은 수비에서 찾아야 한다. 아시아 축구에서는 보기드문 명골키퍼의 탄생, 탄탄한 수비 라인의 등장이야말로 우리 축구를 바꿔놓은 중요 요인이었다. 수비의 중요성은 권투경기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상대방의 수많은 펀치를 요리조리 방어하다가 결국 힘이 빠진 상대의 스피드가 떨어지는 순간 카운터펀치를 날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강펀치를 가졌던 많은 유망 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펀치 한 방 날리지 못하고 패배했던 것은 수비와 맷집이 약했기 때문이리라. 또 야구경기에서 점수를 내는 타자보다 점수를 못내게 하는 투수를 높이 평가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축구는 여전히 골넣는 공격수에 열광하고 있다. 과거 한국축구의 고질병 '문전처리 미숙'에 대한 커다란 콤플렉스가 '영웅 공격수'를 갈망한 모양이지만, 공격수 박지성이 명골키퍼 이운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다. 즉 수비의 맷집이 좋다보면 약체의 공격수라도 지친 상대를 향해 '카운터펀치'를 날릴 기회를 잡게 된다는 뜻이다. 스포츠 상업주의의 속성은 어차피 태생적 문제이므로 그러려니 하겠다. 그러나 매스컴과 시민들까지 휩쓸려서 '인물 거품'에 동참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물론 모든 선수를 칭찬하고 격려할 수 없으니 '특정 인물에 관심 몰아주기 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그렇더라도 도를 넘고 순서를 바꾸는 것은 '인재 평가'의 대원칙을 흐려놓는 것이다. 인재를 키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가와 대우'다. 정확히는 '잘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공평하게 대우'하는 것이다.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인재를 키우고 파격적으로 대우해도 전체를 불합리하게 대우한다면 인재는 떠나기 마련이다. 자신에 대한 대우가 최상이라도 팀원 간 불평등 대우가 전체 사기를 떨어트리고 스스로도 발전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리다. 세계화 정신의 핵심을 효율성이라고 볼 때 이와 같은 잘못된 '평가와 대우'는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을 잃게 만들 수 있다. 우리 사회에 묵묵히 숨어서 일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鑛泉 (오피니언리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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