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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선일씨의 죽음은 정부와 언론의 책임이 크다.
2007-06-01
2004-06-24 조회수 43 오늘 각 일간지 일면에 나온 김씨의 여동생의 오열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한구석이 저옴을 감출수가 없었다. 사건이 이렇게 비극적으로 끝나게 된 데 있어서 납치시점이 언제였냐는 등 최근 제기하고 있는 의문점들은 중요한 것이 아닐 것이다. 시간이 촉박하고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태에서 김씨의 생명과 석방이 가장 중요하였기에 그 당시 보였던 정부와 언론의 태도는 그냥 가슴 답답할 뿐이었다. 파병하면 죽이겠다는데 어떻게 정부는 계속해서 파병은 변함없다고 발표 할 수 있는가? 이는 협상의 기본도 모르고 있는 정부의 협상력부재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아무리 납치하루전에 파병결정을 하고 미국으로부터 축전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최소한 파병철회를 선언하진 못할지라도, 파병유보정도는 제시한 후 협상에 임했어야 했다. 그럼으로써 미국의 양해도 구하고 협상을 위한 시간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언론 또한 마찬가지다. 김씨가 이라크를 침공한 적국인 미군에 군수물자를 납품하는 회사의 직원이며, 이슬람의 반대종파인 기독교를 전파하러 이라크에 갔다는 사실을 신문과 방송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태도이다. 이는 정부의 파병재확인 발표와 더불어 김선일씨의 무사귀환만을 바랬던 필자의 마음을 조마조마게 만들었다. 실예로, 올 4월 피랍 1주일 만에 풀려났던 일본인 인질사건 당시 고이즈미총리는 ‘테러리스트에게 굴복하지 않겠다’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당시 일본 언론들은 오히려 ‘납치범들을 자극해 석방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총리를 비판하며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고 한다. 한국 언론들도 테러단체에 자극이 되고 협상에 불리한 김선일씨의 인적 사항에 대해서는 보도해서는 안 되었다. 김선일씨의 납치에 대하여 정부와 언론은 모두 자기입장만 생각하였다. 정부는 정부의 파병방침에, 언론의 특종기사보도에. 따라서, 이번 사건에서 정부와 언론의 이러한 이기적 태도로 인하여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소중한 목숨이 희생당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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