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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방송 MBC는 국민의 것이다. MBC를 정화해야 한다
2002-04-10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은 입사 시부터 퇴직 시까지 끊임없이 친절교육을 받게 된다. 왜냐하면 고객은 왕이고 고객이 존재함으로써 회사가 존재할 수 있으며, 그 직원들이 고객들을 친절히 대하는 것은 그들에 대한 최소한의 감사의 표시이고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항상 친절을 앞세우고 그의 실행을 위해 노력하는 그 직원들이 간혹 매우 까다로운, 때로는 성질 못된 악성 고객들을 만나게 될 때가 있다. 자신의 왕 됨을 내세우는 그들의 횡포는 다른 고객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난폭하고 무례하기 일쑤이지만 직원들이 그들을 대 하는 태도에서 공손함, 겸손함이 사라지는 경우는 전무하다고 보아도 거의 틀림없을 것이다. 그 손님이 떠난 후 눈물 쏟을 장소를 찾을지언정. 성경환이라는 MBC직원이 한 시청자에게 보냈다는 메일의 내 용을 읽고 놀람을 금할 수 없었다. 방송사의 고객은 누구인가? 바로 시청자다. 방송사는 일종의 서비스산업인 동시에 사회에 대한 기여를 그 의무의 하나로 하고 있는 공공산업적인 성격을 띄게 마련이다. 그런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의 자세가 그런 어처구니없는 수준 의 것이라는 것은 보통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성경환은 MBC의 간부라 하지 않는가. 타 직원들의 모범이 되어야 할 사람의 고객을 대하는 태도가 고작 그 정도라는 것은 그 방송사내 기강확립의 정도가 어느 수준일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단초를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84년 L.A.에서 열렸던 올림픽경기 때 있었던 일이다. 당시 올림픽의 독점 중계사이던 ABC방송이 결승전에 오른 우리 신준섭 선수의 경기를 중계했었다. 다행히 신선수는 그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중계는 순조로웠고, 신선수는 금메달을 땄으니 우리들에게도 여 러 면에서 불만이 있을 리 없는 경기였다. 그런데 ABC 방송사는 그 중계가 끝난 후 미국에 거주하고 있던 우리 교포들로부터 많은 항의를 받았다. 시상식 장면을 중계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 경기의 우승자는 미국인이 아닌 한국인이었으니 ABC방송이 시상식 장면을 중계하지 않았다 하여 잘못된 것은 아닐 수도 있 다. 타국에서 외로이 살고있는 우리 동포들의 심정을 이해 못할 바 는 아니지만 말이다. 우리 방송사들도 올림픽경기 중계시 타국의 선수가 금메달 따는 경기는 중계하지만 그들의 시상식 장면까지 중계하지는 않는 것이 상례 아닌가. 그런데 ABC방송은 우리 교포들의 항의를 순순히 받아들여 신 선수의 시상식 장면 녹화한 것을 방송해주었던 것이다. 상업제일주의에 찌들어 있을 것만 같았던 ABC방송사의 그 같은 조치는 방송이라는 존재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만약 미국의 ABC방송사의 한 간부가 자신에게 격한 내용을 담 은 메일을 보낸 시청자에게 성경환이 보낸 수준의 답장을 보냈 다면 그 방송사가 그 간부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불문가 지다. 그 간부는 그 메일을 전송하는 순간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미국의 예를 들 필요없이 국내 사기업에서 이런 일이 벌어 졌다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업간부의 의식수준은 곧 기업의 수준이다. 성경환은 우리에게 MBC의 수준을 짐작케 하는 행동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MBC의 시청율이 저하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닌 것 임을 우리에게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공공의 자산인 전파를 사용하고 있는 공영방송 MBC는 국민의 것이나 다름없다. MBC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잘못된 것이 있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MBC의 정화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의 행사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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