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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믿을 수 없는 나라다
2013-09-06
북한이 지난 7월 27일에 정전협정 60돌이라며 외국 인사들을 불러모아놓고 대대적인 열병식을 했다. 여기서 핵배낭 부대가 등장해서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핵배낭 부대가 지나가는데 놀랍게도 중국의 부주석이라는 사람이 김정은 위원장 옆에서 박수를 치고 있는 게 아닌가. 중국의 공식 입장은 북핵 반대 아니던가? 이게 어찌된 일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외교에서 한중 관계를 무엇보다 중시하고 있다. 중국을 통해 북한 핵무기를 폐기하고 경제 압박을 해서 한국 주도로 통일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이야 중국이 버리면 금방 무너질, 사실상 중국의 속국 아닌가. 지난 한중 정상회담도 그래서 꽤 성과를 냈다. 한국과 중국의 정상이 만나 북핵 폐기를 합의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정상회담이 끝나고 나서 중국은 북핵 폐기를 합의한 게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를 합의한 것이라고 딴 소리를 하고 있다. 한국에 핵무기가 없다는 것은 자명하니 한반도 비핵화나 북핵 폐기나 다 같은 소리지만 굳이 딴 소리를 하는 건 무슨 속셈인가. 중국이 북한 눈치를 보면서 절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가 북핵실험을 규탄해도 박수치고, 북한이 핵배낭을 보여줘도 박수치는, 이런 중국의 이중적 행태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원래 중국이란 나라가 믿을 게 못 된다. 과거에도 신라를 도와 고구려와 백제를 무너뜨린 다음 군대를 철수하지 않고 뭉그적거리며 한반도를 차지할 욕심을 내지 않았던가. 지금도 남북 사이에 줄타기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북한을 차지할까 머리를 굴리고 있을 것이다. 우리도 안심시키고 북한도 안심시키면서 양쪽에게서 신뢰를 얻으려고 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이런 중국의 속셈은 사실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다. 동북공정을 왜 해왔는지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중국은 애당초 믿을 게 못 되니 포기해야 할까? 아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이 북한 편으로 붙어버리기 때문에 더 골치 아프다.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외교 실책이 바로 이것이다. 중국이 남북 사이에 등거리 외교를 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가 역이용해야 한다. 북한이 중국을 신뢰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우선 우리가 중국을 적극 끌어당겨야 한다. 중국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결국은 동아시아지역과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을 높여달라는 것이고, 한중 FTA 같은 것으로 경제교류를 늘려 자기들 돈벌이하자는 것이다. 경제교류는 지금도 잘 하고 있다. 한중 FTA는 우리에게도 이익이 되므로 지금처럼 추진하면 된다. 문제는 중국의 위상을 높여달라는 것인데, 못할 것도 없다. 말 한 마디 해주는 게 돈 드는 것도 아닌데 바라는 대로 해주면 된다. 중국이 원하는 대로 G2 국가로 인정해주면 된다. 한미관계는 이미 최고 수준으로 밀착해있다. 좀 더 중국 편향의 외교를 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미관계는 티 내지 말고 실속 있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한중관계는 크게 떠들면서 추켜세워줘야 한다. 이렇게 중국을 끌어당긴 다음에 중국을 움직여 북한의 뒤통수를 쳐야 한다. 중국만 믿고 바라보던 북한 입장에서는 치명타가 될 것이다. 이번에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를 해줬는데 잘 했다고 본다. 북한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면서도 우리 정부가 원칙 있는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중국이 북한 편으로 넘어갈 명분을 주지 않았다. 개성공단이야 북한의 약점(달러박스)이므로 앞으로도 두고두고 북한을 괴롭힐 수 있는 수단이다. 성급히 우리가 나서서 문 닫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다. 남북 양쪽의 눈치를 보고 있는 중국을 철저히 포섭하는 게 중요하다. 중국의 속셈을 경계하되 모른 척 다가가 반드시 우리 편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그게 북한 붕괴의 지름길이고 한국 주도로 통일을 이루는 방법이다. 박근혜 정부가 잘 해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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