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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6자회담 성사되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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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05 |
| 2차 6자회담 성사되려면 북한의 핵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베이징 제2차 6자회담 개최가 불투명하다. 오는 중순 개최하려던 6자회담이 북한의 소극적인 태도로 내년 초로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1차 6자회담은 지난 8월 하순에 개최됐다. 이때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 5개국은 핵무기가 없더라도 북한의 안전보장이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보증해 주기로 했다. 그러나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과의 불가침 조약이고 북한체제를 위협하지 않겠다는 안전보장이며, 북한 경제를 재건할 수 있는 경제협력의 제공이다. 반면 미국은 국가 승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북한과 조약을 맺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미국 역사상 불가침 조약을 맺은 전례가 없으며, 북한 같은 작은 국가의 강요로 불가침 조약을 체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협박에는 보상할 수 없다’는 원칙을 세우고 북한이 먼저 핵무기 개발을 ‘완전하게 포기하고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검증될 경우’ 비로소 경제협력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2차 6자회담을 앞두고 한국 미국 일본은 북한이 먼저 핵개발을 완벽하게 포기한 후 북한체제 안전보장과 경제협력을 논의할 것이라는 원칙에 합의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핵무기 포기와 관련해 상호 여러 단계로 나누어 보상과 포기가 진행되는 방법을 추구하고 있다. 예컨대 핵무기 포기 선언을 하면 그동안 중단되었던 중유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검증이 시작되면 북한체제 안전보장과 경제협력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선 핵포기’냐 ‘핵포기와 안전보장과 경제협력의 제공을 동시에 진행하느냐’의 문제로 함축되고 있다. 그러나 핵문제에 관한 한 북한은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6자회담에 참여하고 있는 한반도 주변 5개국 모두 북한 핵개발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적으로도 북한은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북한은 현재 경제적 파탄으로 체제 유지 자체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북한의 경제적 자립이 하루빨리 이루어지지 못하면 예측할 수 없는 정치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북한은 핵개발 계획을 전면 포기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체제 안전과 경제 발전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핵무기 개발을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다. 쿠바가 미국의 정치적·경제적 압력을 받으면서도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핵무기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리고 공산국가 베트남이 자신있게 경제 개방을 전개한 것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어서가 아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핵무기 보유 때문에 국제적인 경제제재 대상이 되었다. 한마디로 북한에 핵무기는 그야말로 백해무익한 존재가 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아무리 작은 국가라 할지라도 강압 일변도로 밀어붙이는 외교를 순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정책을 바꾸기 위해서는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 주어야 한다. 클린턴 정부 시절 미국은 북한에 대한 보상을 진지하게 검토했기 때문에 지금 북한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은 ‘선 핵포기’를 요구하더라도 북한이 핵을 포기했을 경우 제공될 반대급부에 대하여 확실하고 세밀하게 언급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한국은 앞으로 발생할 문제를 미리 예상하고 풀어나가는 고도의 외교적 능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외교통상부는 북한 핵개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초안을 작성하는 역할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북한 정책을 아우르는 초월적인 외교 능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박준영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출처 - 세계일보 2003. 12. 5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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