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 자료 > 기획조사자료

	바람직한 새정부 재벌개혁
	2003-01-10
바람직한 새정부 재벌개혁 재벌개혁을 공약으로 내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위 원회가 제시한 '재벌정책 프로그램'은 대기업은 키우되 재벌들의 변 칙과 반칙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은 구조조정본부 폐지 유도, 상속ㆍ증여세 완전한 포괄과세, 증권 관련 집단소송제 조기 도입, 출자총액제한제도 유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재계는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 이라며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조조정본부는 외환위기 후 구조조정을 원활히 한다는 목적 아래 그 룹 종합기획실 또는 비서실 후신으로 새 이름으로 태어났다. 이번의 폐지 유도는 그룹 계열사 구조조정을 통해 수직계열화나 장기 전략 설정 등을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등 순기능보다는 재벌총수 비서실 역할을 하면서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역기 능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구조조정본부는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도 설립요건이 현 상황에서는 너무 까다롭기 때문에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 다. 향후 바람직한 한국 재벌 형태는 현재의 소유구조를 인정하고 기 업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경영책임을 물릴 수 있는 지주회사 다. 따라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구조조정본부의 인위적인 폐지 보다는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경영책임을 좀더 명확히 할 수 있는 지주회사로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현재의 설립요건을 처음에는 완화했다가 점차 강화해야 한다. 한국은 세법에 열거된 상속ㆍ증여 행위에 대해서만 과세하는 '열거주 의'를 기본으로 하고, '유형별 포괄주의'로 이를 보완하고 있다. 이 것은 법에 열거된 것과 유사한 상속ㆍ증여 행위에 대해서도 과세할 수 있는 제도로 2000년 말 도입됐다. 완전포괄주의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법에 열거되지 않더라도 '사실상 상속ㆍ증여'가 발생하면 모두 세금을 매김으로써 세법의 허 점을 뚫고 부를 세습하는 행위 등을 원천 봉쇄하는 것이다. 재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수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 총수가 순환출 자 등을 통해 경영전권을 가지고 선단식 경영, 황제경영 등을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소유경영 문제를 막기 위해 인위적인 소유와 경영 의 분리 대신 상속ㆍ증여세의 완전한 포괄과세를 통해 부당한 부의 세습을 철저히 막으면 저절로 세월이 흐르면서 전문경영인 제도가 정 착될 것이다. 또한 이렇게 함으로써 조세정의와 부의 재분배 효과도 함께 이루어질 수 있다. 증권 관련 집단소송제도는 기업의 허위공시나 주가조작 및 분식회계 등으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았을 때 구제하기 위한 제도로 피해를 본 소액주주가 대표가 돼 변호사와 함께 소송을 제기한 뒤 재판에서 이기면 그 효과가 전체 주주에게 미치게 된다. 1명 또는 여러 명의 소액주주들이 같은 입장에 있는 여타 소액주주들을 대신하여 직접 손 해배상을 청구하고 소송비용과 배상을 배분함으로써 소액주주들의 무 임승차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도덕적 해이를 범한 총수를 비롯한 경영진에 대해 철저하 게 경영책임을 물음으로써 재벌 총수의 경영전횡을 방지하고 나아가 서는 경영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다. 또한 집단소송제도는 기업의 임원뿐 아니라 회계감사인을 대상으로 할 수도 있어 부실감사를 방지하고 회계투명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 므로 주식 관련 집단소송제도는 즉시 도입하고, 점차적으로 상품 등 다른 모든 부문으로 집단소송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재벌 계열사가 순자산액 대비 법이 정한 일정비 율 이상을 초과하여 다른 회사의 주식을 취득ㆍ소유하는 것을 금하는 것으로 재벌들이 순환출자로 무분별하게 확장하는 것을 막으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기업이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할 재무 및 사업구조 등에 대해 직접적 으로 간섭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기업 지배구조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황제경 영이 존재하는 한, 이 제도들을 완전히 폐지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므 로 단계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차원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는 현재의 25% 기준을 규제가 처음 도입될 당시와 같이 40%로 완화하고, 대신 재산권과 역차별 시비가 있는 의결권 제한은 시행상 어려움도 있으므로 폐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적용대상보다 예외가 많은 조항은 이미 존재의의를 상실한 것이 므로 예외인정은 최소로 해야 한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 교수) 출처 - 매일경제 2003. 1. 10 테마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