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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의 올바른 방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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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09 |
| 검찰개혁의 올바른 방향 검찰은 개혁될 것인가? 검찰은 진정 개혁되는가? 종래 국가개혁의 아젠다에는 빠짐없이 검찰개혁이 들어가 있었고, 또 그때마다 검찰은 완고하게 그 개혁을 좌절시켜왔다. 한마디로 검찰은 권위주의적 억압의 시대에서 민주화된 문민의 시대로 넘어가는 이 이행의 과정을 거부하면서 정치권력과 타협하여 왔던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정의사회 구현의 주축이자 법치의 선봉이 되어야 할 검찰은 국민적 신뢰는커녕 비아냥과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근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검찰개혁 4대 핵심과제를 제시하였다. 실제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 설치와 한시적 특별검사제 상설화, 검찰인사위원회의 권한 강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등 인수위의 4대 과제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벌써부터 시민사회에 의하여 강력히 요구되어 왔던 것이며, 검찰권력을 정권 안보에 이용하려던 정치세력에 의하여, 혹은 정치권력을 방파제로 자신의 권력에 안주하였던 검찰조직에 의하여 완고하게 저지되었던 방안들 중의 일부일 따름이다. 여하튼 새 정부가 의지를 보이는 만큼 일단 지켜볼 일이기는 하다. 다만, 문제는 이 4대 과제로서 검찰이 그동안 정치권력의 시녀가 되어 국민 위에 군림하여 왔던 그 적폐들이 제대로 해소될 것인가이다. 이 개혁안은 단 두 가지만을 추구한다. 첫째, 정치적 사건은 검찰이 아니라 제3의 기관, 즉 공직비리조사처나 상설 특검이 담당하게 한다. 둘째, 검찰총장을 포함한 검찰의 인사제도 중 임용 단계에 일정한 통제를 가한다. 그러면 '비정치적' 사건에서 검찰이 사실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왔던 그 억압의 관행들은 어떻게 할 것이며,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나타나듯 검찰의 조직이기주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제3의 기관이 수사하면 '국민적' 의혹사건이 해소될지는 몰라도 기소독점주의와 기소편의주의에 의하여 가려지는 '시민적' '개인적' 의혹사건은 어떻게 할 것인가? 계층구조와 상명하복에 의하여 검찰조직 내부에서 숙성되는 폐단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의 검찰은 그 본연의 임무인 형사사법권력뿐 아니라 인권-송무-법제 등 법무부의 주요 직책까지도 독점한다. 그들은 일사불란한 위계조직 속에서 사법시험 후배가 승진하면 선배는 모조리 옷을 벗는, 극단적 권력상승욕구를 부끄럼 없이 노정하고 있다. 물론 인수위의 4대 과제는 주요과제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은 "핵심"과제는 되지 못한다. 상설 특검이나 인사청문회 등은 우리 검찰에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외관은 부여할 수 있을 것이나, 그 정도로서는 철저하게 관료주의와 권위주의에 빠져 있는 우리 검찰의 개혁에는 제대로 미치지 못한다. 인수위의 과제는 검찰개혁의 긴 노정에 비교적 손쉬운 첫 걸음일 따름이다. 하지만 그것이 계속되는 개혁 아젠다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그 역시 전례처럼 일시적인 미봉에 머무를 뿐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형사사법을 담당하는 검찰청과 국민에 대한 법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무부를 철저히 구분해서 상호 견제와 감시의 역을 담당하게 하는 것, 검찰의 계층조직을 단순화하고 상명하복의 체제를 개편함으로써 검찰로 하여금 독임제의 준사법기관이 역할에 충실하게 하는 것, 고등검찰청 등 불필요한 조직을 정비하는 것, 검찰에 부여된 지나친 권력을 적정히 조정하여 그 권위주의적 속성들을 제거하는 것, 그래서 검찰이 지금까지 안주하여 왔던 권력의 속성들을 하나하나씩 떨쳐 버리고 국민의 옆으로 다가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검찰부문에 관한 한 거시적인 개혁 프로그램이 아니라 단위 단위의 개혁 아이템을 열거하는 데에 그친 인수위의 개혁과제는 아쉽다. 우리의 검찰이 이 지경이 된 가장 중요한 요인이 법을 도구로, 검찰을 시녀로 만들어버렸던 바로 그 정치권력이었다는 생각을 하면 더욱 그러하다. 韓尙熙 (건국대 법대 학장) 출처 - 세계일보 2003. 1. 9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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