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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부신뢰부터 높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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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23 |
| 경제, 정부신뢰부터 높여야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거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정치개혁을 통해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의 중추를 굳건히 하는 외교통일의 지도자가 될 것을 바란다. 아울러 아직도 남아 있는 지역감정을 치유하고, 빈부격차와 학벌격차, 이념갈등, 세대갈등을 넘어 차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당선자는 눈 앞에 닥쳐있는 어려운 경제현실을 직시하고 튼튼한 경제를 만들어 21세기 동북아 시대의 경제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경제를 살리지 못한 대통령의 인기는 반짝하고 말았다. 새 대통령 당선자는 유가급등과 경기불황, 무역분쟁, 국가채무, 가계부채 등 대내외적으로 산적한 어려운 경제문제를 풀고 공약에서 제시한 대로 "다같이 더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경제대통령이 되는 것은 말이나 구호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오직 국민들에게만 빚이 있는 노 당선자가 어떻게 해야 빚을 갚을 수 있을까. 우선 경제적 불확실성이 매우 큰 현상태에서 최우선 과제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이다. 소비자와 기업인, 외국투자가에게 확실한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 모든 경제정책 성공의 지름길이다. 현재 노 당선자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우려와 기대는 경제정책의 열매를 통해서만 전폭적인 찬사로 바뀔 수 있다. 성공적 열매를 맺기 위해 경제체질을 바꾸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국가적 개혁은 필수적이다. 우리는 1997년말에 IMF(국제통화기금) 외환금융위기를 맞고 경제체질을 바꾸기 위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개혁의 칼을 들었다. 그러나 정치권과 기업인들에게 빚이 많은 현 정부의 정치논리가 결국 경제의 발목을 비틀어 제2의 위기론으로 전락되고 말았다. 이제 우리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우리가 경제체질을 바꾸지 않고 과거의 연장선에서 정치권과 관료집단 및 재벌들의 야합과 힘겨루기로는 결코 미래가 없다. 시장이 원하는 정답은 하나밖에 없다. 불-탈법이 난무하지 않는 질서유지와 시장규율 속에 경제주체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는 경제자유도를 최대한 높여주는 것이다. 노 당선자는 공약중에 많은 개혁을 병렬식으로 약속했다. 그러나 개혁에도 우선순위는 반드시 있다. 대내외적 국가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정치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일대전기가 필요하다. 국가적 신뢰는 정치적 신뢰없이 결코 이뤄질 수 없다. 정치는 이해가 다른 여러 집단들의 갈등을 효과적이고 적극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신뢰가 필수적이다. 정치적 신뢰는 지속적 경제성장의 필수조건인 사회안정의 전제조건이다. 사회안정은 우선 모든 사람들에게 일자리가 주어져야 하고 성장의 과실이 공정하게 분배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가능하다. 열심히 일하면 누구든지 성공할 수 있는 절차적 형평성이 보장되어야 하고, 그 대신 결과에는 승복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동시에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하는 사람들에게 투자하는 일이 신명나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고, 노사관계 원칙이 공정하고 엄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패를 없애고 법치가 확립되는 정치개혁이 필수적이다. 노 당선자는 국민들이 맡긴 이 귀중한 역사적 책무를 서두르지 않되, 그러나 반드시 우리 경제를 반석위에 올려 놓는 소명을 다해야 한다. 權泳俊 (경희대 경영학 교수) 출처 - 세계일보 2002. 12. 23 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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