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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 대비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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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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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화 강세 대비를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콜금리를 또다시 현수준(4.25%)에서 동결했다. 국내외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 그만큼 경제 여건 변화에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한국은행도 콜금리를 쉽게 조정하지 못하는 것 같다.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나서 부실화가 우려되고 부동산 투기가 아직도 진정되지 않는 등 인플레 조짐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의 저금리 수준 및 금리 인하 압력을 고려하면 우리도 금리 인상보다 오히려 금리를 내려야 할 것 같다. 한동안 금리를 올려서 경제를 안정시켜야 한다던 주장도 최근에는 자취를 감추었다. 반드시 경제가 안정을 이룩했기 때문도 아니다. 그보다 대외 경제 환경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시작되면 국제 원유 가격은 폭등할 것이다.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의 경상수지는 대규모 적자로 반전할 것이다. 또한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경기는 아직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수출 확대가 매우 어렵다. 이런 여건에서 국내 경기를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근래에 금리 상승 요인보다 인하 요인이 적지 않다고 주장한다. 금리 인상은 어렵다는 것이다. 한은의 금리정책을 더욱 어렵게하는 것은 최근의 원화 강세 추세다.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모처럼 살아나려는 수출이 또다시 위축되고 경기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금리가 내리고 환율이 오를 경우 국내 경제의 인플레 압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최근 미국의 경기 침체와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누적은 달러화 약세를 초래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일본도 장기 불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엔화 약세, 즉 엔저를 유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비교적 경기 회복이 빠르고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한국만 원화 강세를 겪을 우려도 없지 않다. 게다가 최근 미국의 재무장관과 백악관 경제수석의 경질로 미국이 그동안 표방해온 ‘강한 달러 정책’을 변경할지도 모른다. 이미 국내 경제연구소 및 대기업들은 내년에 원화 환율이 어느 정도 평가절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환율은 1200원 수준이나 내년에는 1150원 내외로 내려간다고 예상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경제 성장은 수출에 의존해야 한다. 소비 및 시설 투자 등 내수 확대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출이 확대돼야 하지만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 그만큼 수출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대비, 무엇보다도 원가 절감과 수출 경쟁력 강화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과거와 같이 원화의 평가절하를 통해서 인위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는 없다. 정부의 지원을 요구할 수도 없다. 기업들은 연구·개발을 통해서 원가를 낮추고 신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특히 노사 관계를 개선하고 대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과거 일본이 엔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계속 늘렸던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발전하고 구조가 고도화할수록 원화 강세는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근본적으로 원화 강세에 대응,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부진할 경우 기업은 생존하기 어렵고 한국 경제도 경상수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외채가 누적될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 원가 절감이 어려울 경우 기업은 해외로 나가거나 외국에서 부품 도입 등을 늘릴 것이다. 앞으로 기업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시설 투자 및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저축이 늘어야 한다. 근래에 국내 저축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한은이 발표한 3분기 총저축률은 26.2%로 지난 20년 동안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기업 투자가 부진해서 저축률이 투자율을 웃돌고 있다. 그러나 기업 투자가 활성화되면 하락하는 저축률이 조만간 투자율을 밑돌게 될 우려가 크다. 이것은 한국 경제가 또다시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국으로 전락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경상수지 적자 구도를 피하기 위해서 소비를 절약하고 저축을 늘려야 한다. 또한 투자 효율을 높여서 투자 낭비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외국인 직접투자 및 외자 도입에도 더욱 노력해야 한다. 이런 목적을 위해서도 한국이 동북아시아 금융센터를 건설하고 외국 자본과 첨단 기술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 출처 - 문화일보 2002. 12. 14 포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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