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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공공투자가 우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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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10 |
| 강북 공공투자가 우선이다 청계천 복원과 도심 보행광장 구상에 이어 강북재개발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4대문 안 도심과 강북재개발의 바람직한 모습은 무엇인가? 우선 강북을 제2의 강남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획일적인 판상형 아파트의 주거환경과 자동차 위주의 가로환경이 지배하고 있는 오늘날 강남의 모습은 결코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따라서 강북을 강남과 동일한 형태로 재개발하는 것은 우리 도시문화에 대한 또다른 획일화를 강요하는 일이다. 특히 강남은 지나치게 큰 수퍼블록으로 건설돼 보행자 위주가 아닌 자동차 위주의 교통망으로 건설됐다. 강북은 보행에 맞는 스케일로 나름대로의 고유한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살려 강남과는 차별화되는 도시문화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시민들에게 삶의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 강북재개발의 기본 방향이 돼야 한다. 우선 4대문 안 도심은 그 역사가 일천한 강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많은 문화역사자원을 갖고 있으며, 이는 세방화(세계화와 지방화의 합성어)시대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서울만의 '상품'이다. 특성화 재개발이 새 대안 금융 등 서울의 중심업무기능의 상당부분이 이미 강남으로 이전한 현재, 강북 도심은 이 곳만이 할 수 있는 다른 차원의 경쟁을 준비해야 한다. 그것은 재개발을 통해 '보전'해야 할 문화역사자원을 '개발'하고 '재활용'함으로써 세계도시의 국제문화업무지구(ICBD;International Cultural & Business District)로 거듭 나는 일이며, 이것이 강북 도심재개발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돼야 한다. 문화역사자원을 무조건 보존만 한다면 이는 도심을 죽은 공간으로 만들 뿐이다. 더 적극적인 의미에서의 보존은 이를 어떻게 제대로 지키면서 활용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고 실행해 나가는데 있다. 이를 통해 서울의 4대문안 도심은 강남이 아닌 싱가포르.홍콩.도쿄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나야 한다. 강북 도심은 강남에 비해 지하철 등 대중교통망이 발달돼 있다. 따라서 대중교통과 보행 위주의 집약적인 개발을 통해 토지자원, 기반시설, 석유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하는 비용효과적인 재개발을 추구해야 한다. 지하철을 이용해 역세권 내에서 모든 일을 편히 처리할 수 있도록 토지를 입체적.복합적으로 개발.이용하고 보행환경을 개선한다면, 도로확충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재개발 밀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이 도시기능의 분배와 도시설계, 건축물의 배치 등을 통해 가능해지도록 강북지역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주.야간 복합적 토지이용이 가능하도록 토지이용이 계획돼야 한다. 청계천 일대 강북 도심은 밤이 되면 인적이 끊어진 죽은 공간으로 변한다. 이런 도심공동화 현상을 막을 수 있도록 상업.업무.주거.위락.숙박 등이 어우러진 복합용도 개발이 필요하다. 강북은 산지에 둘러싸여 있어 강남에 비해 지형의 기복이 심한 자연환경적 특징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강북 주거지는 지형 여건에 따라 주거밀도를 차등화해 역세권이나 간선도로변 평탄지에는 고층.고밀도 주거를 배치하고, 고지대에는 저층.저밀도 주거를 입지시키는 모습으로 재개발해야 한다. 구역단위보다 광역으로 이와 함께 강북 고유의 산수(山水) 네트워크를 복원해 이 지역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원 등 오픈스페이스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택재개발 방식이 현재의 재개발구역 단위(개별 아파트단지 규모)의 노후불량주택 정비 차원에서 탈피해, 불량주거지가 아닌 지역이 포함되더라도 간선도로변 평탄지와 고지대를 하나의 지역사회 생활권 단위로 묶는 도시환경 정비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 광역 재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반시설의 정비.확충을 위한 공공투자가 선행돼야 하며, 주민들의 이주대책 문제는 순환재개발 방식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 崔莫重 (한양대 도시공학 교수) 출처 - 중앙일보 2002. 10. 10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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